‘고령화’ 맞닥뜨린 한국과 일본… “스마트건설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일본 톱콘(TOPCON) 마케팅&교육 담당 토미타 카츠노리 부장최근 ‘스마트건설 안전관리 기술개발’ 세미나 참여 제주도 방문 한국 연구진에 ‘톱콘 스마트건설 트레이닝센터’ 운영 노하우 전수 “오랜 세월 쌓아 온 노하우 제공해 한국의 사회공헌에 이바지”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일본이나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향후 건설업계의 효율화가 요구되게 되는 것은 명백합니다. 머신 컨트롤과 머신 가이던스 등의 시스템 도입은 당연한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일본의 산업용 기계 및 장비 기업 ‘톱콘(TOPCON)’에서 마케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토미타 카츠노리 부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장래에는 i-Construction, 스마트건설과 같은 선진적 시스템이 아시아에도 똑같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토미타 부장은 지난 14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역혁신플랫폼 지능형서비스사업단이 개최한 ‘스마트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 안전관리 기술개발’ 사업 추진 세미나 참가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 토미타 부장과의 인터뷰는 톱콘 한국 대리점인 (주)유스콘 유원석 대표가 통역을 지원했다.
‘스마트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 안전관리 기술개발’ 사업은 제주지역 ‘디지털 산업구조 전환’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건설 도입에 발맞춰 건설산업 디지털화를 위한 종합교육 플랫폼(트레이닝센터)과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제주지역혁신풀랫폼 지능형서비스 핵심기업 성장브릿지사업이자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으로 추진됐다. 인구감소와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지역의 혁신기관들이 협력해 지역 미래산업을 육성하고 인재를 양성해 지역정주로 이어지는 핵심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톱콘은 이번 기술개발 사업에서 한국 연구진에 ‘톱콘 스마트건설 트레이닝센터’의 운영과 기술에 대한 기술지원에 나섰다. 토미타 부장은 “2024년부터 한국의 톱콘 판매 자회사가 ‘톱콘 소키아 포지셔닝 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해 한국시장에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시작하고 있다”며 “톱콘 그룹으로 이번 스마트건설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지금까지는 들어갈 수 없었던 영역에도 다양한 솔루션을 제안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 유스콘을 통해 이번 기술개발 사업에 장비 및 기술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톱콘은 세계 최초로 ‘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고베·시라카와·기타큐슈·간토 등 4곳의 트레이닝센터는 최신 ICT(정보통신기술) 기기를 사용한 3D(3차원) 워크플로우의 체험·강습회 등을 건설기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머신 가이던스(Machine Guidance·장비에 부착된 센서와 모니터를 통해 작업자를 보조·가이드하는 유인시스템), 머신 컨트롤(Machine Control·기울기 센서로 움직임을 인지하고 GPS(위성항법시스템)의 위치정보 확인을 통해 컴퓨터가 작업도구를 제어하는 시스템) 등의 교육이 가능하다. 실제 현장과 비슷한 현장을 재현하고, ICT 시공에 필요한 굴삭기나 도저(dozer) 등의 건설 기계도 배치해 실제의 ICT 시공의 워크 플로우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토미타 부장은 “아이 컨스트럭션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며 “특히 간토 트레이닝센터는 여러 메이커의 중장비가 준비돼 있고, 모든 트레이닝센터에는 정확한 기준점이 설치돼 있어 3차원 시공 결과를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스마트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 안전관리 기술개발’ 사업은 한국의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S-Construction 2030)’과 ‘제7차 건설기술진흥 기본계획’ 등 정부의 스마트건설 도입 확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스마트건설 관련 일본의 정책은 ‘i-Construction(아이 컨스트럭션)’이다. 일본은 건설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16년 ‘i-Construction’ 추진을 발표한 이래 공공공사에서 ICT 활용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토미타 부장은 “일본은 아이 컨스트럭션 정책 중 3D 데이터를 활용한 ICT 측량 및 ICT 시공을 적극 활용해 2025년까지 건설현장의 생산성을 20% 높인다는 목표다”며 “현재 국토교통성이 발주한 토공공사의 90% 가량이 ICT 시공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건설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서로 경쟁과 협력의 관계에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스마트건설 하드웨어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반면 한국은 IT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두 나라가 직면한 사회적인 문제 중의 하나인 고령화는 건설업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고령화라는 공통된 사회 문제에 맞닥뜨린 두 나라가 스마트건설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미타 카츠노리 부장은 “한국의 스마트건설은 이제 막 제도 정비가 시작돼 일본이 경험해 온 시행착오를 배우고 흡수해 보다 좋게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판매 자회사와 함께 톱콘이 일본에서 오랜 세월 쌓아 온 그 노하우를 제공해 한국의 사회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주 =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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