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성 아스팔트 포장, ‘소음 저감’보다 안전이 핵심”국토부 공모 3개 업체 통과, 시험시공 앞둬배수성 포장, 미끄럼 사고 획기적으로 감소 외국서는 ‘인명구조대 포장’ 명칭으로 불려 “품질관리와 지속적인 경년변화 관찰 필요”
정부가 ‘배수성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한국도로공사 남부도로개량사업단은 ‘고속국도 25호선 정읍~김제’ 구간 시험시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배수성 저소음 포장은 현재 건설 중인 서울~세종 고속도로(총 186km, 6차선 도로)에 적용됐다. 1·2차 시험공모에 통과한 도로 포장 3개 업체가 배수성 저소음 포장 시장 선점에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로포장 전문가들은 “도로의 기능은 첫 번째도 안전, 두 번 세 번째도 안전과 내구성”이라며 “도로의 주 기능은 이동인 만큼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상의 안전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아스팔트학회는 국토교통부 위탁으로 ‘배수성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 시험시공 업체 선정을 위한 ‘배수성 시험포장의 사전검토 및 시제품 시험 평가’ 1~2차 공모를 실시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시험시공업체를 선정했다.
박태순 한국아스팔트학회장(서울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은 “철저한 블라인드 검증과 시험을 통해 1차에서는 2개 업체, 2차에서는 1개 업체가 현행 배수성아스팔트 포장 지침의 시방 및 재료요건을 통과해 시험시공을 앞두고 있다”며 “시험 시공은 한국도로공사 남부개량사업단 정읍~김제 구간에서 500m씩 3차선 상하행선을 시공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아스팔트학회에 따르면, ‘배수성 시험포장의 사전검토 및 시제품 시험 평가’ 1~2차 공모의 주요내용은 민간 우수기술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우수기술로 판정된 공법을 실제 시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배수성 포장’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1차 공모는 지난해 8월 18일 접수를 시작해 같은 해 11월 2일 대상기업을 선정했다. 1차에서는 총 11개 지원업체 중 2개 업체만이 통과했다. 이후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아스팔트학회, 통과 업체의 심도 있는 회의와 협의를 통해 2차 공모를 결정했고, 2차 공모는 지난 2월 8일에 시작해 지난달 17일 1개 업체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18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시험시공 대상 업체 선정은 약 9개월 만에 종료돼 시험시공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태순 회장은 “이 기간 동안 현장 시제품 검증과 실험을 위해 수 십 여명의 전문가, 공인기관, 특히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지원과 노력이 있었다”면서 “수 십 차례의 회의와 협의, 문제점 도출과 해결 등 학·산·관·연이 일심동체가 되어 노력한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시제품 시험 평가에서 선정되지 못한 업체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배수 및 안전 기능이라는 주요 평가 기준 외에도 저소음 기능에 대한 평가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로포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수성 아스팔트 포장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덕대 최준성 토목공학과 교수는 “배수성 아스팔트 포장의 주된 기능과, 외국에서 도입한 배경은 도로의 안전 때문이다”며 일각의 문제 제기에 선을 그었다. 우천 시 표면 배수, 미끄럼 저항성 확대, 야간 운전 시 시인성 확보 증대로 인해 기존 교통사고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끄럼사고 방지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인명보호를 도모하는 포장이라는 것이다. 외국에서 배수성 포장은 ‘Life Saver Pavement(인명구조대 포장)’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박준서 도로기술센터장은 “배수성 포장의 기능 중 소음저감 기능은 2차적인 것”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본래의 주요 기능인 배수와 안전은 뒤로한 채 소음저감만을 강조하고 있어 ‘배수성 아스팔트 포장과 저소음 포장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실무적인 의견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배수성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 관련해 일각에서는 ‘비(非)배수 저소음 포장’이라는 명칭도 등장하고 있어 사용자 측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배수성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의 용어 통일과 기능·역할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배수성아스팔트기술협회 김현유 회장은 “저소음 포장은 시공 직후 보다는 경년변화(재료의 성질이 시간의 경과와 함께 서서히 변화하는 일)에 의한 소음저감기능 보존기간의 검증이 필요하고, 저소음 포장을 시공하더라도 방음벽이 필요할 때는 방음벽 설치를 적극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수성 저소음 아스팔트 포장’과 ‘저소음 포장’은 역할과 기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서영엔지니어링 이웅세 박사(도로기술사)는 “배수성 포장은 고점도 아스팔트와 개립도 골재를 사용한 현재까지 개발된 아스팔트계 포장공법으로는 프리미엄급의 개질아스팔트 포장 공법”이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유사 개질아스팔트에 비해 점도가 약 1000배 이상 높은 아스팔트 바인더(결합제)를 사용하므로 아스팔트혼합물 제조과정과 포장 시공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정밀시공을 위한 고도의 품질관리가 필요하므로 현장 기술자의 기술역량 강화 및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을 추진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남부도로개량사업단은 ‘고속국도 25호선 정읍~김제’ 구간의 시험시공을 이달 착수할 예정으로 현장에서는 준비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홍제진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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