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논의’ 국무회의 신경전… 오세훈 “보고서에 불편한 내용도”14일 부동산 공급 정책·세제 개편 등 현안 논의발언 요청 오 시장에… 한 총리 “서류로 받겠다” 이 대통령 “재개발 재건축이 왜 많이 지연됐나” 오 시장 “소상하게 작성해서 보고서에 담겠다”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성숙 국무총리가 14일 부동산 공급 정책과 세제 개편 등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오 시장이 한 총리를 향해 “말씀 좀 드려도 될까요”라고 했으나 한 총리는 “그냥 이 건으로 넘기면 좋겠다”며 발언기회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 후 처음 국무회의에 참석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 시장이 부동산 관련 얘기를 꺼내자 “그 얘기는 나중에 하라”며 중간에 말을 끊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제30회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가 주택 공급 규제 완화와 종부세·양도세 개편 등 부동산 7대 쟁점을 보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현안에 대해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저 서울시장 말씀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발언기회를 요청했다. 부동산 공급과 관련해 ‘도심 정비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정책 제안을 구두로 발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 총리는 14일부터 예정된 부처별 ‘국민 대토론회’ 일정을 언급하며 오 시장의 발언기회를 사실상 차단했다. 한 총리는 “지금 요 건은 그냥 국민대토론회가 있으니까요, 그냥 이 건으로 넘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부처별 토론회 일정을 열거하며 “요 건 관련해서는 국민여러분께서 많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며 “시장님이 주실 것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총리님, 방금 전에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를 정책실장님하고 국토부 장관님하게 부총리님께는 전달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뭐 발언기회를 안 주실 것 같으니까, 그 보고서 내용으로 대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가 자신의 발언기회를 차단한 것으로 판단해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네, 잘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 시장을 향해 “네, 그 보고서 혹시 내시면,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일반적으로는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현황 보고도 좀 넣어서 해달라”고 말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에 오 시장을 찾은 뒤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오랜만에 오셨는데 간단하게 인사 한말씀 하시라”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오랜만에 국무회의에 들어왔다”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의 발전과 서울시민 여러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관계 부처에서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오늘 아쉬운 건 부동산 관련 회의가 여러 차례 준비가 돼 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국무회의에서 꼭 여러 위원님들 모시고 그동안 서울시의 주택행정 관련해서...”라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오 시장의 말을 중간에 자르며 “네,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네, 하고 싶었는데, 다시 한번 강조해서 말씀드린다. 제가 준비한 보고서에 조금 불편한 내용들도 꽤 들어있다. 그러나 토론자료로 작성한 것이니 만큼 꼭 일독하셔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있게 채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조금 불편한 내용”으로 미뤄볼 때, 오 시장이 서울시의 재개발 재건축 지연에 대한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지원책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앞서 오세훈 시장은 6·3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막혔던 주택공급을 다시 열었다”고 강조했다. 전임 시장 재임기간 9년간 43만 호 공급계획이 사라졌지만 자신의 임기 5년 동안 재개발 101개소, 재건축 74개소, 모아주택 244개소 등 총 419개소에 대한 정비사업을 재추진해 29.4만 가구를 복구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권에선 “오 시장은 2021년 지방선거 출마하면서 5년 내에 31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취임해서는 매년 8만 호씩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만 9000호 착공기준으로 공급했다. 본인이 약속한 것의 절반도 못했다”고 공격했었다. 오세훈 시장의 이날 국무회에서의 ‘재개발 재건축’ 관련 발언은 이 같은 맥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재개발 재건축이 왜 많이 지연되고 있는지 그 이유나 대책이나 이런 것들도 해주시라”고 말했고 오 시장은 “소상하게 작성해서 보고서에 담겠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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