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해외공사를 수주한 한국의 종합건설회사로부터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전문건설회사이다. 그 종합건설회사가 발주자로부터 적용받은 조건이라고 하면서 기성금 중 20%나 되는 금액을 성능유보금이라는 명목으로 남겨두는 조건으로 하도급을 해야 한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계약했다. 그런데 실제 공사를 하다 보니 기성금으로 80%를 받아서는 도저히 현금 흐름이 너무 좋지 못하여 결국 부도가 나 공사타절하고 현장에서 쫓겨나오듯 나왔다. 생각해 보니 너무 억울한데 20% 유보조항은 부당특약이 아닌가? 부당특약의 사례들과 부당특약에 따른 원사업자의 제재 등도 좀 알려 달라.
A: 하도급법상 부당특약에 해당하고 그래서 유보한 금액은 하도급대금 미지급이 된다. 우선, 해외 공사라 하더라도 한국 업체들 간의 하도급계약이 이루어졌다면 한국 하도급법이 적용된다. 2025. 5. 1.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25-5호로 개정되어 동일자로 시행된 부당특약고시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기성금, 준공금에 대한 지급유예 약정 등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약정’도 부당특약 유형으로 추가되었다. 정당한 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목적물 및 위탁거래의 특성, 계약이행보증·하자보수보증 등 수급사업자의 의무이행 여부, 유보금의 규모·비율, 거래관행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부당특약지침).
물론 질문주신 조항은 그 전에 설정된 계약조항이지만 질문하신 문제의 조항, 즉 성능 검사 등을 이유로 기성금 중 상당 부분을 유보하고 지급을 보류하는 조항은 부당특약고시에서 부당특약유형으로 지정하기 전에도 수급사업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을 위반한 부당특약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의 입장이었다. 예컨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발전소 기자재를 제작, 시공설치 업무(설비제작업무)와 검사 및 시운전을 지원하는 행위(SV; supervision)에 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시공 완료 후 SV업무에 대하여 일정한 성능이 나올 때까지 하도급대금의 15%를 유보한다는 조항, 즉 ‘성능유보금 조항’을 둔 사례가 종종 있다.
이런 사안에서 쟁점은 성능유보금 조항이 부당특약인지 여부 및 그 조항에 기초하여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유보한 것이 하도급대금의 60일 이내 지급의 예외인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제2호의 ‘해당업종의 특수성과 경제여건에 비추어 정당한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위탁받은 하도급의 실제 공정의 80% 범위 내에서 기성 지급후 나머지 금액은 준공시 정산한다는 등의 기성금 유보조항은 수급사업자에게 유보된 기성금에 대한 예기치 않은 금융비용을 부담하게 할 수 있고 유동성 부족으로 임금체불이나 공정지체 등의 위험을 부담케 하므로 부당특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공정거래위원회 2018. 6. 19. 의결 2016전사3644), 또, ‘성능보증 유보금 명목으로 각 완성단계별로 기성대금의 15%를 단계별 확인서 발급 이후에 지급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하는 것은 하도급법 제13조가 보장하는 수급사업자의 대금지급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부당특약이다’고 판단한 바 있다(공정거래위원회 2017. 4. 4. 의결 2016건하1189).
이처럼 공정거래위원회는 성능유보금 조항을 일반적으로 부당특약으로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법원은 좀 더 구체적으로 (i) 명시적으로 하도급계약에 특정 성능유보 업무가 기술되어 있는지, (ii) 수급사업자의 계약상 비용항목으로 특정 유보성능 담보비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iii) 검사계획서, 검사완료서에 특정 성능유보 사항이 기술되어 있는지, (iv) 하자담보책임의 내용(기간, 성능보장)의 해석상 특정 성능 하자담보 사항이 기술되어 있는지 등에 따라 성능유보금 조항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고등법원 2018. 12. 5. 선고 2018누38378 판결은 ‘원·수급사업자 사이의 하도급계약에 비추어 해외 현지에서의 SV업무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SV업무가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유보금 조항을 근거로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하는 것은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제2호의 예외사항에 해당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당특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8. 11. 16. 선고 2017누46556 판결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매계약특별약관 및 S/V 업무에 대한 문서인 ‘브라질 CSP 프로그램 S/V 구매사양서 추가사항’을 계약첨부문서로 첨부하였고, 계약의 목적물은 브라질 CSP 제철소에 설치된 다른 설비들과 연동되어 있으며, 수급사업자 직원이 원고에게 제품 납품 후 직접 현장에 출장을 가서 S/V 업무를 수행한 점을 들어 S/V 업무가 계약내용에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특정성능 유보조항이 부당특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는데, 결과는 반대이지만 설시된 법리는 서울고등법원 2018누38378 판결과 맥을 같이 한다.
2025. 4. 1. 법률 제20893호로 개정되어 동일자로 시행된 하도급법 제3조의4 제2항은 ‘제2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부당특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고, 그 외의 것은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조는 2025. 4. 1. 이후 설정된 계약조건부터 적용되는 것이라 본건에는 적용이 없지만, 만약 적용된다고 가정할 경우 성능유보금 조항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민사적으로도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면, 2025. 4. 1. 이전에 설정된 성능유보금 조항은 민사적으로는 유효하다. 그래서 민사소송으로 성능유보금 조항이 무효임을 전제로 유보된 금액의 지급청구는 불가하고 대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또, 하도급법에 따라 부당한 성능유보금 조항이 의해 보된 금액에 대하여는 하도급법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지급하지 않은 원사업자는 하도급법 제13조에 따른 하도급지급의무 위반이다. 원사업자는 추가로 15.5%의 지연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급명령으로 지급을 명할 수도 있다. 지급명령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집행은 안되지만 지급명령 불이행죄로 형사처벌함으로써 그 이행이 담보되는 구조로 하도급법이 구성되어 있다.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