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금 계좌 의무 완화’ 한시 조치에… 업계 “한시름 놨다”재경부, ‘계약별 선금전용계좌 제출 의무 보완 지침’ 시행올해 말까지 계약별 선금전용계좌 제출 예외 적용 재경부 “효과 등 고려해 ‘집행기준’에 명문화 추진”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선급금(선금) 축소’에 이어 ‘프로젝트별 선금 계좌 관리’라는 이중고에 맞닥뜨렸던 엔지니어링업계가 한시름 놓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앞서 내놨던 ‘계약별선금전용계좌 제출 의무’를 일부 보완하기 위한 지침(특례)을 시행하면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애초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내놓은 탁상행정에 대한 한시적 조치의 땜질식 처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는 1일부터 ‘계약별 선금전용계좌 제출 의무 일부 보완 지침’을 오는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계약담당자는 계약상대자가 ‘정부(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예규)’에 따라 선금지급을 요청할 때 복수의 계약에 사용되는 선금전용계좌(통합 선금전용계좌)를 제출하거나 선금전용계좌의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 등 계약별 선금전용계좌의 제출에 대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30일 재경부는 개정 ‘정부(지자체) 입찰·계약 집행기준’ 계약예규를 시행했다. 이 기준의 제34조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상대자가 선금지급을 요청하는 경우 하수급인에 대한 선금지급계획을 포함한 선금사용계획서 및 당해 계약만을 위해 사용되는 선금전용계좌를 제출하도록 하여야 하며, 필요 시 기한을 정해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계약단위(사업)별 선금전용계좌 제출을 의무화한 것이다.
계약예규 시행에 따라 엔지니어링업체는 모든 국가계약(지방계약) 시 사업 건별로 별도의 전용계좌를 개설해 선금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었다. 엔지니어링업계는 ‘계약단위별 선금전용계좌 의무 제출’에 대해 행정업무 과부하와 함께 자금운용 비효율성 등 측면에서 우려를 나타냈었다. 업계 사이에선 “프로젝트마다 통장을 만들라는 게 타당하느냐”며 “프로젝트별로 관리한다는 건 행정업무의 비효율만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계약단위별 선금전용계좌 의무 제출’에 대한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취합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해 건설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는 1일 본지 통화에서 “두 협회가 수차례 회의를 열고 공동대응에 나서며 업계의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응이 정부의 이번 ‘한시 조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재경부는 이번 보완지침(특례)의 시행일 기준에 대해 “7월 1일 이후 선금 신청을 받은 건에 대해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면서도 “다만, 6월 30일 이전 선금의 지급을 신청했더라도 아직 선금이 미지급된 경우 발주기관의 판단에 따라 보완지침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약단위별 선금전용계좌 의무 제출’ 방안은 작년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시 이재명 대통령이 ‘선금 축소’를 언급한 이후 내놓은 후속 조치 성격이었다. 업체의 프로젝트 외 ‘선금 유용’을 막고 사용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장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정부가 시행 두 달여 만에 ‘한시적 조치’로 사실상 땜질식 처방을 내놓으면서 ‘탁상행정’을 방증하는 셈이 됐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번 조치에 대해 엔지니어링업계 사이에선 “한숨 돌렸다”는 평가와 함께 ‘한시적 조치’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공공계약(지자체 계약)을 수행하는 업체의 부담 경감”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오는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조건부 계획’인 셈으로 향후 현장 상황에 따라 한시적 특례 조치가 그대로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아울러 ‘발주기관이 필요로 하는 경우 (계약별 선금전용계좌의 제출에 대한) 예외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까지 뒀다.
엔지니어링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초 부랴부랴 계약예규를 개정해 ‘계약단위별 선금전용계좌 의무 제출’ 방안을 무리하게 시행하고 업계의 반발에 일단 보완지침을 내놓은 만큼 계약예규 재개정은 내년에 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재경부는 “이번 특례(보완지침) 시행에 따른 효과 등을 고려해 추후 ‘정부입찰·계약 집행기준’의 개정을 통해 명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