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안전, 검증된 전문가에게 권한·책임 부여해야”한국구조물안전단체총연합회 ‘2026 건설안전 포럼’“‘안전 관련 자리’에는 기술사 의무 배치해야” 구조도면 작성 주체 보장, 독립적 구조감리 필요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를 계기로 구조물 철거 현장의 감리 역할과 권한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조도면 작성 주체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시공 단계에서 구조기술사가 별도로 골조감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적 구조감리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전 관련 자리’에는 기술사를 의무 배치하고 전문가 판단에 실효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구조물안전단체총연합회(구안연)는 지난 23일 서울 건설회관 2층 중회의실에서 ‘2026 건설안전 포럼 - 구조물안전의 책임자는 누구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건설안전 제도 개선 대토론회’를 부제로, 잇따른 시공 중 붕괴사고와 노후시설 사고로 높아진 국민적 우려에 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조 분야 단체와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구조물안전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한국기술사회 최용화 원장은 ‘기술사 시험 응시경력 축소 관련 기술사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최 원장은 “미국 일본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술사의 지도하에 4년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개정안은 기존 4년 경력 요건을 2년으로 줄이려 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전문가 자격제도를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이석종 부회장은 ‘구조물 안전 관련 토목분야 법·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를 짚었다. 이 부회장은 “공학적 판단할 사람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아 외부 전문가를 부른 것 아닌가?”라며 “공학적 책임자의 기준을 ‘등급’에서 ‘자격’으로 환원하고 안전 관련 자리에 기술사를 의무 배치하고 전문가 판단에 실효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이상원 부회장은 ‘구조물 안전 관련 건축분야 법·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상주 골조감리 도입, 구조설계·감리 용역대가 현실화, ‘구조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구안법)’ 제정과 국토부 ‘구조안전과’ 신설 등을 제안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본질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1부 발제에 이어 2부 종합토론은 김지상 구안연 회장이 좌장을 맡고 정란 단국대 석좌교수, 이복남 서울대 교수, 유동호 ㈜ENVICO 회장, 정광량 ㈜CNP동양 회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정란 단국대 석좌교수는 “건축법·건축사법이 ‘건축물의 설계와 감리는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구조기술사의 설계·감리 업무가 합법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며 “일본의 ‘구조설계 1급 건축사’ 제도처럼 구조기술사에게 최종 책임과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와우아파트(1970년) 붕괴부터 서소문 고가차도(2026년) 붕괴까지 이어진 사고를 시계열로 짚으며 ‘건설 안전에 대한 5가지 기초 질문’을 던졌다. 그는 “건설공학 기술의 복원과 역량 강화, 설계엔지니어링과 시공엔지니어링의 역할 재정립,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자격 체계 정비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NVICO 유동호 회장은 “건설안전의 본질은 엔지니어링에 있다”며 “안전은 규정 이전에 문화이며, 전문가의 판단을 존중하고 사고 예방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 ‘아무 사고 없이 공사가 마무리되는 것’이야말로 엔지니어링의 가치가 증명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CNP동양 정광량 회장은 ‘구조기술사 권한 정상화’를 제안하며 “구조도면 작성 주체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시공 단계에서 구조기술사가 별도로 골조감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적 구조감리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상 구안연 회장은 폐회사에서 “오늘 모인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는 결국 ‘전문가가 판단할 권한을 갖고, 그 판단이 신뢰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오늘 논의를 정리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정책 제안으로 전달하고, 후속 공동 연구와 입법 지원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구조물안전단체총연합회(구안연)는 구조물의 안전과 관련된 국내 기술사 단체 및 전문 학·협회가 연합한 단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건설안전 제도 개선과 정책 제안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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