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 75]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보호대상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6/06/18 [16:06]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 75]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보호대상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6/06/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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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채 변호사      ©매일건설신문

 

Q: 나는 중소기업인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한다. 얼마 전 대기업인 제조업체로부터 본사 인테리어 전반을 위탁받아 공사를 완료했는데, 그 대기업이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하도급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대기업 담당자가 피식 웃으며 “무식하면 사업도 힘들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지만 우리는 건설회사가 아니어서 건설위탁이 성립하지 않아서 하도급법 적용 안된다”며 마음대로 해 보라고 하였다. 너무 너무 기분도 나쁘고 억울한데 하도급법 적용 안되면 민사소송 말고는 방법이 없느냐? 민사소송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이기기도 어렵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다. 

 

A: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하도급법 보호는 못 받지만 상생협력법 보호는 받을 수 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그 업에 대하여 수급사업자에게 위탁을 하여야 성립한다. 특히 건설위탁의 경우 적법한 건설회사가 자신의 면허 범위 안에서 적법한 면허를 가진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해야만 하도급법이 적용된다. 건설위탁을 받으려면 그 위탁자가 대기업일 뿐 아니라 그 위탁된 업을 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진 건설업체여야 한다. 그냥 제조업이라고 하므로 건설위탁이 성립되지 않고 그래서 귀사는 하도급법 보호를 못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생협력법의 보호대상인 수탁·위탁거래란 제조, 공사, 가공, 수리, 판매, 용역을 업(業)으로 하는 자가 물품, 부품, 반제품(半製品) 및 원료 등의 제조, 공사, 가공, 수리, 용역 또는 기술개발을 다른 중소기업에 위탁하고, 이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이 전문적으로 물품 등을 제조하는 거래를 말한다(상생협력법 제2조 제4호). 상생협력법 역시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위탁기업)이 품질, 규격, 성능 등을 지정하여 중소기업(수탁기업)에게 물품 등을 납품하게 하는 거래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다만, 상생법의 적용대상은 대·중소기업 간 또는 중소기업과 영세기업 간의 거래행위이나 중소기업 간 거래행위로 매출액과 종업원 수 등의 제한이 없고, 위탁기업의 ‘업’과 위탁․수탁거래의 ‘업’ 간의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상생협력법상 위탁․수탁거래가 하도급법상 하도급거래의 범위보다 넓다.  그래서 위탁거래이면 대부분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상생협력법 역시 하도급법과 거의 유사한 위탁기업에 대한 의무·준수규정들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약정서 및 물품 수령증 발급의무(상생협력법 제21조), 납품대금 지급기한, 지연이자, 어음할인료, 어음대체결제수단 지급, 현급결제비율·상생결제비율 등에 대한 조항(제22조), 공급원가 변동에 따른 납품대금의 조정(제22조의2), 검사합리화(제23조), 기술임치제도(제24조의2) 등이다. 또 하도급법상 행위금지의무와 유사하게 수령거부나 납품대금감액금지, 기한내 미지급행위, 현저히 낮은 납품대금결정행위 등을 금지하는 준수사항도 두고 있다(제25조 제1항). 관련하여 입증책임을 위탁기관에서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제25조의2).

 

한편, 상생협력법의 집행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위탁기업이 상생협력법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준수조항을 위반하는 경우 또는 하도급법 위반행위나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를 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여야 하며, 공정거래위원장은 우선적으로 그 내용을 검토하여 6개월 이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상생협력법을 위반한 위탁기업에 대하여 그 위반 및 피해의 정도에 따라 벌점을 부과할 수 있고, 그 벌점이 중소벤처기업부령으로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을 할 수 있다(제26조 제5항). 중소벤처부장관은 연1회 이상 주기적으로 조사하여 해당 기업에 개선을 요구하고 필요한 경우 납품대금 지급 등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다(제27조). 한편, 위탁기업과 수탁기업 간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 간 분쟁이 생겼을 때 위탁기업·수탁기업 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제28조 제1항).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요청을 받으면 지체없이 그 내용을 검토하여 시정권고하거나 시정명령을 할 수 있으며, 만약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경우 그 명칭 및 요지를 공표할 수 있으며, 아울러 공정거래위원장에게 필요한 조치를 하여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제28조 제4항).

 

한편, 상생협력법에서도 손해배상에 대한 조항을 두면서 하도급법에서와 유사하게 입증책임 전환 및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두고 있다. 다만 하도급법과 달리 보복행위의 경우에는 3배 이하, 기술유용의 경우 5배 이하의 손해배상을 규정할 뿐 나머지 부당감액이나 부당취소 등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상생협력법 제40조의4는 기술유용(제25조 제2항)을 위반하여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수탁기업이 주장하는 기술자료 유용행위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부인하는 위탁기업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자기의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여야 하며(제1항), 위탁기업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구체적 행위태양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법원은 수탁기업이 주장하는 기술자료 유용행위의 구체적인 행위태양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제4항)고 규정하고 있다. 

 

상생협력법에서도 기술탈취와 관련하여 타인의 기술자료를 절취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입수하여 기술자료 임치제도에 따른 등록을 한 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재산상 이득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처하도록 하고 또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시정명령을 1개월 이내까지 불이행한 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등의 벌칙 조항을 두고 있다(제41조). 

 

다만, 하도급법과 달리 상생협력법상의 행위의무나 준수의무 위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형벌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은 없다. 또 상생협력법이 하도급법과는 위탁사업자의 매출액과 규모에 따라서 보호의 정도를 달리한 것은 어느 정도 타당한 조치이나,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은 유사한 개념과 의무·금지사항을 두 개의 법에서 같이 규정함으로써 수범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규제비용을 높이는 측면이 있음은 아쉽다. 좀 더 하도급법상과의 정합체계를 고려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중복규제·과잉규제가 되지 않도록 입법론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조심해야 할 것이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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