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문건설회사를 운영한다. 작년 코로나 사태로 경기가 좋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대규모 종합건설회사의 한 임원이 특정 현장에서 하도급을 주겠다며 연락을 했다. 가뭄이 단비 같은 소식이라 바로 뛰어가서 미팅을 하고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착공 후에 그 임원은 다시 우리와 처음 거래하는 것이라 전문성과 기술력에 대하여 아직 믿음이 없다면서 도급 준 일부 공정에 대하여 특정 업체를 알려 주면 재하도급을 주라고 하면서 재하도급대금까지 결정해 주었다. 일이 없어 직원들을 놀릴 수밖에 없던 형편이라 어쩔 수 없이 동의하고 착공하였다. 그런데 그 재수급사업자가 오히려 미숙하여 공사가 지체되었고 그 때문에 우리가 돌관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재하도급비율이 너무 높고 그 업체의 공사지연 때문에 우리가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하도급업체인 우리가 결정해야 할 사항에 대하여 원사업자가 지나치게 개입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나쁘다. 이런 원사업자의 행위는 하도급법상 문제가 없나?
A: 결론적으로 하도급법 제18조에서 규정한 부당한 경영간섭에 해당한다. 재하도급업체를 선정하고 그 업체와 재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등의 사항은 수급사업자의 고유의 경영사항이고 특별히 이에 관여해야만 할 불가피한 이유가 없다면 원사업자가 관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당한 경영간섭은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경제적 예속관계를 막아 수급사업자의 독자적 기술개발과 경영을 도모하기 위한 조항이다. 하도급법 제18조 제1항은 원사업자는 하도급 거래량을 조절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여 수급사업자의 경영에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①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가 기술자료를 해외 수출하는 행위를 제한하거나 이를 이유로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 ②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로 하여금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와 거래하도록 구속하는 행위, ③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외 수급사업자에게 원가자료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경영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는 부당경영간섭으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는 원사업자가 입증해야 한다. 본건의 행위는 하도급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 해당한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제18조 제2항 제3호의 부당경영간섭행위로 간주되는 경영정보제공요구와 관련하여 「하도급법상 요구가 금지되는 경영상 정보의 종류 고시」(2018. 7. 16. 제정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8-12호)를 통해 ① 수급사업자가 목적물 등의 납품을 위해 투입한 재료비, 노무비 등 원가에 관한 정보(원가계산서, 원가내역서, 원가명세서, 원가산출내역서, 재료비, 노무비 등의 세부지급 내역 등), ② 수급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게 납품하는 목적물 등의 매출 관련 정보(매출계산서, 거래처별 매출명세서 등), ③ 수급사업자의 경영전략 관련 정보(제품 개발․생산 계획, 판매 계획, 신규투자 계획 등에 관한 정보 등), ④ 수급사업자의 영업 관련 정보[거래처 명부, 다른 사업자에게 납품하는 목적물 등의 납품조건(납품가격을 포함)에 관한 정보 등], ⑤ 수급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의 거래에서 사용하는 전자적 정보 교환 전산망의 고유식별명칭, 비밀번호 등 해당 전산망에 접속하기 위한 정보를 요구 금지되는 경영정보로 고시했다. 산업계,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건설도급계약에 반드시 필요한 원가정보에 대해서도 요구할 수 없는 경영정보에 포함되어 원사업자의 경영 및 원가관리에 큰 장애가 있으므로 향후 허용되는 ‘원가정보 범위와 요건 등’에 대하여 좀 더 유연한 입장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비판이 강하다.
한편, 수급사업자의 임직원을 선임·해임함에 있어 자신의 지시나 승인을 받도록 하거나 거래상대방의 생산품목·시설규모·생산비·거래내용을 제한하는 것, 그리고 수급사업자가 공사를 정상적으로 시공 중임에도 불구하고 수급사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현장 근로자를 동원하여 공사를 시공케 하는 행위 등이 부당한 경영간섭의 예이다(하도급공정화지침). 또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 재하도급업자 간의 단가를 직접 협의·결정한 다음 수급사업자에게 그 조건으로 거래하게 하는 것(공정거래위원회 2009. 1. 20. 의결(약) 제2009-32호, 사건번호 2008하개2356),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승인원(Spectification Sheet) 제출시 핵심 기술자료를 제공하도록 하고 재하도급업자 관리를 위한 인력을 별도로 운영토록 하였으며 재하도급업자 선정 및 작업자 변경시에도 승인을 받도록 하면서 실적이 부진할 경우 물량감축 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부당한 경영간섭이다(서울고등법원 2009. 11. 12. 선고 2008누11237 판결).
물론, 건전한 의도에서 합리적인 범위 내의 경영간섭은 부당하다 볼 수 없다. 예를 들어, 외형상 수급사업자의 경영에 어느 정도 개입하게 되더라도 주로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위한 건전한 의도하에 이루어지거나 또는 위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의 것이라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능력부족으로 인한 인부동원이나 자재구입 등이 늦어지고 그 결과 납기지연이 우려되어 그 해결을 위해 직원이나 인부를 알선해 주는 경우, 수급사업자가 노임을 지급하지 않아 위탁업무가 중단되자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선지급하는 조건으로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노임지급을 요구하는 경우,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 사전에 체결한 협약에 따라 협약체결 수급사업자에게 지원한 조건의 범위 안에서 협약체결 수급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게 지원을 요구하거나 그 지원실적을 점검하는 경우도 부당하다 볼 수 없다(하도급공정화지침). 하지만 본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없이 하도급계약 시기에 재하도급업체를 지정해 주고 대금까지 정해 준 것이므로 경영간섭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없다.
부당한 경영간섭을 한 원사업자에 대하여는 시정조치(법 제25조 제1항)나 하도급대금의 2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의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며(법 제25조의3 제1항 제6호),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법 제30조 제2항 제2호). 실손해배상책임을 진다(법 제35조 제1항).
참고로 하도급거래관계가 아니더라도 거래상대방에 대한 지나친 경영간섭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재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1의2 제6호 마목에서 거래상지위를 남용하여 거래상대방의 임직원을 선임·해임함에 있어 자기의 지시승인을 얻게 하거나 거래상대방의 생산품목·시설규모·생산량·거래내용을 제한함으로써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종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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