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장비 유류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해외수주도 난항 우려”

‘중동 위기 장기화’로 건설 공급·수요 타격 불가피 전망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6/04/03 [14:19]

“건설장비 유류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해외수주도 난항 우려”

‘중동 위기 장기화’로 건설 공급·수요 타격 불가피 전망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6/04/03 [14:19]

핵심 자재 조기계약·가격 고정계약 등 통해 대응해야

“정부는 유가 안정화와 공정거래 강화에 집중할 필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이 서울역 대합실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과의 대립은 무의미한 일이라며 전쟁 종식 의지를 내비쳤다.(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중동 위기 장기화’로 건설산업은 무엇보다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장비유류비 등 공급측면에서 수익성 악화가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요적 부분에서도 금리 인상으로 민간 프로젝트 및 주택구매 수요 감소와 함께 해외수주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RICON 건설 BRIEF 99호’의 <중동 위기가 한국의 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위기’의 장기화는 건설 공급과 수요 모두에 치명적이고, 이에 따라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중동 위기에 따른 영향을 분석했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는 건설장비유류비, 자재생산단가, 이자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다. 유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원가 요인은 건설중장비에 활용되는 유류비로, 기계경비의 3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토목공종의 경우 기계경비의 비중이 15%(건축은 5% 수준)에 달한다는 것이다. 중동 위기 이전인 2월 27일 1,597원이었던 국내 경유 가격은 지난달 10일 기준 1,931원까지 상승(20.9%)했고,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제도 시행 이후인 지난달 13일에는 1,872원으로 하락(17.2%)했다. 가격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바이유는 전쟁 이전인 2월 27일 71.2달러에서 지난달 13일 145.5달러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유도 40% 이상 증가하며 100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월 말 1,450원대 이하였던 환율 역시 3월 13일 1,499원을 기록하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또한 기계경비 이외에도 윤활유 및 아스팔트 계열의 석유화학제품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며, 건축공종 역시 철근과 시멘트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결과적으로 유가가 20%만 상승해도 토목공종은 7%, 건축공종은 4%의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여기에 현금흐름의 갭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건설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자비용 상승도 건설업체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위기가 장기화돼 과거 석유파동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공급이 어려워질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건설 수요적 측면’에서는 금리 인상으로 민간 프로젝트 및 주택구매 수요 감소 우려, 해외수주도 난항 우려가 나왔다. 금리 인하는 요원해진 상황에서 중장기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건설 프로젝트의 매력도는 저하될 것이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기준금리인 금융채 수익률 인상과 연동돼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의 압박이 심해지며, 세계 각국의 금리는 상승 추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채(3년물) 수익률 역시 2월 27일 3.04%에서 3월 13일 3.33%로 0.29%p(포인트) 상승했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내수시장에서 민간 프로젝트의 발주 감소 및 주택경기 침체 심화로 건설경기의 침체는 장기화될 것”이라며 “여기에 내수시장의 대안인 해외수주 또한 30%를 차지하는 중동시장의 발주가 중단된 상태이며, 위기 이후에도 인프라투자 우선순위가 안보투자에 밀려 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중동 위기 장기화’ 대응을 위해 건설기업은 공급망관리 고도화에 나서는 한편 정부는 유가 안정화와 공정거래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건설기업은 확정된 공사에 대해 핵심 자재(철근, 시멘트, 아스팔트)의 조기계약(선구매) 또는 가격 고정계약 등을 통해 원가상승 리스크를 통제해야 하며, 장비투입 계획 고도화로 유류비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며 “신규사업의 경우 원가상승을 고려한 수익성 재검토가 시행돼야 하며, 기존에 계약한 공사에 대해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영업용 유가안정화 정책 강화와 건설산업 공급사슬에 공정성 강화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유가는 석유판매가격 최고가 제도를 시행한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위기 장기화로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특히 건설기계 및 운송차량 등을 생업으로 하는 종사자들은 유가 상승으로 큰 피해에 직면해 있고, 일반 국민들도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을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영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유가보조금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준 연구위원은 “또한 건설자재업체, 건설장비업체, 시공업체로 구성된 공급망 생태계가 상생할 수 있도록 건설산업 공급망 전반의 원가관리 및 업계 간 상생협의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업계 이기주의 및 위기 전가를 타파하고 건설산업 전반의 이익 증대 및 피해 최소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 시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고강도 공격을 예고한 이후 미군은 이란 테헤란 인근의 대형 교량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테헤란 인근 교량이 붕괴되는 10초짜리 영상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 연설에서 “향후 2~3주간 이란에 강한 폭격을 가할 것이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압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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