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둔덕 없었다면”… 어디든 ‘기술 돌직구’ 날리는 이 남자

이석종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제도개선위원장)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6/03/27 [15:10]

“무안공항 둔덕 없었다면”… 어디든 ‘기술 돌직구’ 날리는 이 남자

이석종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제도개선위원장)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6/03/27 [15:10]

국토부 등 발주청에 연간 5~6건 ‘기술 개선 건의’ 경종

‘토목엔지니어 돌종’ 유튜브에선 ‘무안공항 참사’ 분석

 

▲ 이석종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건설 안전 관련해 법 제도 쪽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사진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전문가가 기술을 지배해야 하는데 지금은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법이 기술을 직접 통제하려는 상황입니다. 기술이라는 건 시시각각 변화하는 반면 법은 가장 나중에서야 사회를 따라가기 마련인데도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서울시 등 주요 건설사업 발주청이 ‘기술 돌직구’를 날리는 이 남자로 인해 긴장상태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이 남자는 자극적인 ‘쇼츠 영상’이 범람하는 요즘, ‘깊이 있는 공학 해설’로 구독자들 눈길을 사로잡은 유튜버이기도 하다. 토목구조설계기업 ㈜비아이티솔루션의 이석종 대표. 이 같은 ‘이중생활’에 대해 이 대표는 “작금의 건설산업은 안전이라는 미명 하에 법이 산업을 주도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실정으로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고 했다. 

 

토목구조기술사인 이 대표는 32년 차 경력의 토목엔지니어로 그동안 삼우기술단, 서영엔지니어링, 다산컨설턴트 등 주요 설계사에서 근무하며 광안대교 설계(1995년), 거금대교 설계(2002년) 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2006년 비아이티솔루션을 설립해 국가 주요 토목사업의 구조설계에 참여해온 한편 (사)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토목구조기술사회 활동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 제도라는 건 실효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발주청의) 목적달성을 위한 방법을 기술 전문가인 우리 토목구조기술사들이 제시하겠다는 취지다”고 강조했다. 토목구조기술사회는 1991년 창립 이후 2010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기술사법’ 제14조에 따른 국가공인 토목구조기술사 단체다. 2026년 3월 기준 1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석종 대표가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으로서 최근 발주청에 날린 ‘주요 돌직구’ 사례로는 2024년 서울시가 추진한 ‘잠수교 보행화 사업 기획디자인공모’ 사업이 있다. 토목구조기술사회는 서울시에 “평가과정에 교량 안전에 대한 전문가는 완전히 배제됐다”는 취지의 공문을 통해 의문을 제기했고, 이후 서울시로부터 “향후 기획디자인공모 시 전문가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의미있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토목구조기술사의 역할에 대해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엔지니어링은 안전과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석종 대표는 발주청에 연간 평균 5~6건의 민원을 제기하는 ‘돌종’으로 꼽힌다. 그는 “안전 관련 제도에서 비전문가들이 전문가처럼 의사결정에 참여해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민원을 넣는 것”이라며 “의료행위는 의사만 해야 하고, 변호행위도 변호사만 할 수 있듯 당연히 건설도 건설전문가가 참여해야 하는데, 엄밀히 말해서 건설에는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고 했다. 건설에서 안전에 관한 전문가는 ‘토목엔지니어’가 돼야 한다는 의미로, 건설전문가가 아닌 발주청 행정가들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취지다. 

 

이석종 대표와 토목구조기술사회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제도 개선사항은 크게 ‘건축 분야’와 연결돼 있다. 이석종 대표는 “외국의 경우 건축가는 ‘시빌 엔지니어(civil engineer)’로 꼽히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아키텍처 엔지니어(Architecture engineer)’로 분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건축사’는 예술가이자 행정가 역할의 성격이 큰 만큼 건축사에 과도하게 집중돼있는 권한으로 인해 불거질 수 있는 ‘구조 안전’ 문제를 지목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석종 대표는 ‘깊이 있는 공학 해설’로 구독자들 눈길을 사로잡은 유튜버이기도 하다. 지난 2023년 7월 발생한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를 계기로 ‘토목엔지니어 돌종’ 채널을 개설해 현재 1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15초~1분짜리 짧은 영상인 ‘쇼츠’도 재미없으면 구독자의 외면을 받는 현실에서 최대 30분짜리 공학 설명에 1만 명이 공감을 표시한 것이다. 이 구독자들 또한 ‘찐 엔지니어’다.

 

이 대표는 작년 1월 ‘토목엔지니어 돌종’ 채널에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 둔덕이 없었다면 어디서 정지했을까?>라는 30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는데 조회수 2만을 기록하고 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영상에서 이 대표는 둔덕이 없었을 경우를 가정하고 사고 여객기의 정지거리를 계산했다. 이 영상에는 ‘사고 피해가 컸던 이유는 콘크리트 둔덕이었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석종 대표는 ‘채널 이름이 왜 돌종인가’라는 기자의 물음에 “내 이름에 ‘돌 석(石)’ 자가 들어가지 않느냐”며 웃었다. ‘돌로 만든 종’에선 과연 어떤 소리가 날까. 이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건설 안전 관련해 법 제도 쪽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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