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현대건설 압수수색’에서 찾아야 할 의미

천재지변 상황서 SOC 설계 기준 재정립해야

윤경찬 기자 | 기사입력 2025/07/23 [15:06]

[데스크 칼럼] ‘현대건설 압수수색’에서 찾아야 할 의미

천재지변 상황서 SOC 설계 기준 재정립해야

윤경찬 기자 | 입력 : 2025/07/23 [15:06]

▲ 윤경찬 편집국장     ©매일건설신문

 

‘오산시 가장동 고가도로 옹벽 붕괴사고’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은 ‘천재지변 상황’에서 발생한 시설물 안전사고에 대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사고원인 규명에 따른 책임소재 추궁은 물론 향후 도로·하천 등 SOC(사회간접자본) 설계 기준을 어느 수준으로 재정립하느냐의 사안으로 연결된다. 기후 환경은 한해가 다르게 급변하는데 인간의 기술과 제도는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번 인간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운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일 것이다.

 

‘오산시 가장동 고가도로 옹벽’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경찰의 급작스런 압수수색으로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9시부터 오산시청 재난안전·도로관리 부서를 비롯해 현대건설 본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경 오산시 가장교차로에서 발생한 ‘보강토옹벽 붕괴사고’로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 두 대가 매몰돼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졌고, 경찰은 붕괴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국토부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21일 사고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기자에게 “본사 차원에서도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이미 10년도 더 지난 사업이고 그동안 문제가 없지 않았느냐”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1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 4월 16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 보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는 글을 게재했었다. 이후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달 12일에는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장마철 대비 현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안전에 관한 마인드를 통째로 바꿨으면 싶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참사는 절대 벌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그런 만큼 이재명 정부에서는 ‘안전 사고’에 대한 처벌과 제재는 이전 정부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로, 특히 건설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익히 알려졌듯 지난 16일부터 전국에 쏟아진 폭우는 실제로 200년에 한 번 내리는 수준의 ‘극한 호우’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5일간 전국에 내린 극한 호우로 사망자 17명, 실종자가 11명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물론 시설 피해도 증가해 도로 침수와 토사 유실, 하천시설 붕괴 등 공공시설 피해가 1999건, 건축물·농경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가 2238건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천재지변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시설물의 안전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재정립 하느냐일 것이다. 천재지변 대응 수준에 미흡한 기준으로 인해 사고 이후 누군가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오산 고가도로 옹벽’만해도 2000년대 중반 발주돼 2011년 준공 이후 관리 지자체인 오산시로 소유 및 관리 권한이 이관된 경우다. 준공 시점과 사고 시점의 시차가 14년인데, 그 사이 극한 호우 등 천재지변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시공 당시의 구조적 하자 또는 공사상 과실 여부와 유지관리 책임 주체·정비 이력 등의 조사와는 별개로 ‘SOC 설계 기준’ 재정립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후 처벌이 하책이라면 사전 예방은 상책이기 때문이다.

 

 

/윤경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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