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가덕도신공항 포기’ 막전막후… “그룹에도 보고” 말까지

현대건설, 30일 컨소시엄 주간사 철수 결정 입장 발표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5/05/30 [15:10]

현대건설 ‘가덕도신공항 포기’ 막전막후… “그룹에도 보고” 말까지

현대건설, 30일 컨소시엄 주간사 철수 결정 입장 발표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5/05/30 [15:10]

최근 컨소시엄 참여사간 5차례 ‘줄다리기 회의’ 가져

현대건설 “모든 권리 포기, 컨소시엄 와해되지 않길”

 

▲ 현대건설 계동 사옥 전경(사진 = 현대건설)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대해 ‘포기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컨소시엄 공동참여사 간 수차례의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현대건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입장표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6월말 ‘공동참여사 합동사무실’에서도 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만큼 정부안대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현대건설은 이날 발표한 ‘가덕도신공항 공사 관련 입장문’에서 “지역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고 사업 철수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토부에 제출한 ‘공사기간 2년 추가’ 기본설계안으로 인해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가운데 현대건설에 대한 입찰 참여 배제 요구 등을 고려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이 국토부에 ‘2년 공기 연장’ 기본설계안을 제출한 이후 현대건설은 “의도적으로 개항 지연”이라는 취지로 지자체와 시민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기본계획상의 오류를 기본설계안을 통해 바로잡은 것”이라고 했다. 

 

현대건설의 이날 입장문에 따르면,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기본설계 과정에서 250여 명의 전문가와 600억 원 상당의 비용을 투입해 6개월간 기술검토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기본설계안(기본설계도서)을 통해 국토부에 ‘108개월(9년) 공사기간’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오로지 공항을 이용하게 될 국민의 안전과 국책사업의 성공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포기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컨소시엄간 수차례의 ‘줄다리기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가덕도신공항PJ 공동참여사 5차 회의’ 자료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의 현대건설 컨소시엄 공동참여사들은 이날까지 총 5차례의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5차 회의 자료를 보면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대한 철수 사유로 ‘부족한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지목했다. “공사기간 연장 및 공사비에 대한 현대건설의 정당성 증명을 위해 컨소시엄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사업비의 경우 정부가 정한 10조 5,000억 원보다 약 1조 원 이상 증액돼야 하고, 공사기간은 기존 정부안인 7년에서 2년을 추가해 9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건설업계 사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에도 보고됐다”는 말까지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국토교통부에 주간사 철수를 통보하고 오후에 공식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는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이후 현대건설 차원의 후속 절차는 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의 주간사에서 철수한 가운데 내달 9~10일 국토부 차원의 기본설계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현대건설은 6월말경 ‘공동참여사 합동사무실’에서도 철수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건설 측은 기본설계 심의 완료 시까지 주간사로서의 의무는 수행한다는 입장이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다음주 주간사 철수 절차 및 투입비 정산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입찰 재공고 및 후속사업자 선정 과정에 적극 협조해 신속히 후속사업자가 선정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에 제출한 기본설계도서와 관련해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그러면서도 “이는 당사가 속한 컨소시엄의 입장이 아닌 당사의 단독 입장표명으로, 당사는 컨소시엄과 관련된 모든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컨소시엄이 와해되지 않고 사업 참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사업 지연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조영관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