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LH 아파트 단지… 알고보니 설계보다 최대 20% 과다 주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LH, 비용 부담도 파악 못해”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10/10 [14:57]

‘철근 누락’ LH 아파트 단지… 알고보니 설계보다 최대 20% 과다 주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LH, 비용 부담도 파악 못해”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10/10 [14:57]

LH “철근은 사급자재로 시공사가 조달, 관리방안 수립할 것”

 

 ▲ 지난해 8월 8일 경기 양주시 소재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건설공사 6공구 지하주차장에 철근이 누락된 전체 154개 기둥을 보강하는 하중분산 지지대 등 보강 설비가 설치돼 있다.(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에서 당초 설계보다 최대 20% 많은 철근을 주문해 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H는 당초 용인된 추가 허용치보다 훨씬 초과한 300~400톤씩 철근을 더 주문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비용 부담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H 측은 본지에 “철근은 사급자재로써 시공사에서 조달해 시공한 사항이다”면서도 “수량 관리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철근 누락’ LH 23개 단지 중 21개 단지에서 설계량보다 철근을 더 많이 주문했다. 이에 따른 철근 주문 금액은 설계 때 산출한 것보다 최소 4억 원에서 최대 85억 원까지 늘었다.

 

평택 소사벌 A-7블록은 철근을 설계량(1809톤)보다 19.5%(353톤) 많은 2162톤 주문해 시공했다. 철근 자재비는 12억 원 늘었다. 오산 세교2 A-6블록은 철근 주문·시공량(4159톤)이 설계량(3945톤)보다 5.4%(214톤) 많았다. 철근 주문 금액은 43억 원으로, 설계 때 예상보다 24억 원 증가했다. 화성 비봉 A-3블록의 경우 철근 주문량(1만1240톤)이 설계량(1만793톤)보다 4.1%(447톤) 많았고, 비용은 14억 원 늘었다.

 

전반적인 공사 과정에서 적정량보다 과도하게 철근을 주문하고도 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을 잡아내지 못했던 LH의 허술한 감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사라진 철근의 소재를 LH가 전혀 파악하지 못해 추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추가 비용은 추후 설계변경 및 준공 정산을 통해 LH에 청구될 수 있는데, 이는 국민 세금의 누수로 LH의 방만한 예산관리로 직결되는 문제다. 철근은 시공사가 직접 주문·결제하는 자재다. 

 

고양 장항 A-4블록은 설계량보다 철근 시공량이 247톤 적은데도 철근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한 73억 원의 2배가 넘는 158억 원이었다. 가파르게 오른 철근 가격을 고려한다 해도 상승 폭이 두드러진다. 설계 당시 예상액보다 실제 철근 주문액이 2배 이상 늘어난 단지는 양주 회천 A-15블록, 오산 세교2 A-6블록, 평택 소사벌 A-7블록 등 4개 단지다. 파주 운정3 A-23블록은 철근을 설계량보다 134톤(1.2%) 더 썼는데, 주문액은 설계 때 예상치인 66억 원에서 93% 늘어난 128억 원이었다.

 

철근은 설계에 맞춰 공장에서 가공해 현장에 들어오는 만큼 ‘철근은 줄고’ ‘비용은 늘어나는’ 기형적 부실 관리의 책임이 LH에 더 부과될 수밖에 없다. 김은혜 의원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 당초 설계보다 더 많은 철근이 반입됐음에도 대체 그 많은 철근이 어디로 간 것인지 발주청인 LH는 감도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허술한 감독이라면 언제 제2, 제3의 철근 누락 아파트가 나타날지 몰라 LH의 감리 감독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홍보실 관계자는 “철근은 사급자재로써 시공사에서 조달해 시공한 사항으로, 철근 가공에 따른 로스(손실) 발생 및 현장의 철근 시공 관리 등 여러 가지 현장 여건 변경에 따라 수량이 증가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향후 철근 등 주요자재에 대해 설계 수량과 반입 수량의 차이에 대한 관리방안을 수립해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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