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상우 장관의 ‘가덕도신공항 경쟁입찰’ 공언앞선 세 차례 유찰, ‘수의계약 딜레마’ 빠진 형국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을 바라보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심정은 말 그대로 복잡할 것이다. ‘세 차례 유찰’이 된 상황에서 국민들과 약속한 2029년이라는 개항시점은 점점 다가오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대외적으로 공언한 “수의계약은 없다”는 말도 어쩌면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이 ‘가덕도신공항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가덕도신공항사업은 국토부 차원에서는 어쩌면 ‘계륵’같은 사업일지 모른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보다는 정치권 공방과 이해득실에 따라 떠밀리듯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공사비 10조 5,169억 원 규모의 초대형사업을 두고 정작 건설업계는 공사 난항을 이유로 입찰 참여를 꺼리면서 업계에 대한 ‘입찰 러브콜’은 벌써 세 차례나 무위에 그쳤다.
국토부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세 차례 유찰’ 모양새는 대외적으로 마치 발주청과 업계의 ‘밀당(밀고 당기기)’처럼 보였다. 기자는 이 ‘밀당’에서 현재까지 업계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하고 싶다. 지난 6월 1차 유찰 후 국토부 측은 “수주전이기 때문에 업계 간 경쟁을 해야 할 사안이지 업계와 정부의 경쟁 구도로 가면 안 되는 것”이라며 업계 간 ‘경쟁 입찰’을 고수했었는데 그 이후의 행보는 사실상 업계의 요구사항을 조금이나마 수용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요구를 ‘부분 수용’한 3차 입찰마저 유찰된 마당에 4차 입찰도 유찰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상우 장관의 고민은 그래서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 장관은 앞서 2차 유찰 직후인 지난 7월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에 대한 질의에 “이렇게 큰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가기가 곤란한 상황”이라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경쟁입찰이 원칙”이라고 했었다.
지난 20일 공고된 4차 입찰마저도 유찰된다면 ‘수의계약’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일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는 경쟁구도를 위해 두 차례 입찰한 현대건설 컨소시엄 이외 삼성물산에 입찰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참여 의사가 없어 수의계약의 가능성이 클 것 같다”면서도 “장관 입장에선 당연히 경쟁입찰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의 생각과 말은 달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사업에 대해 박상우 장관과 국토부는 어떤 ‘마지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을까. ‘4차 유찰’마저 된다면 ‘수의계약’은 본격 공론화될 수밖에 없다. 박 장관은 7월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경쟁입찰이 원칙”이라면서도 ”현재로선 경쟁입찰로 가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할 예정이다”고 했었는데, 무위에 그치고 있는 경쟁입찰 노력을 정치권에서도 마냥 두고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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