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완의 개통’ GTX-A 노선, 혈세 먹는 하마될라동탄신도시 출퇴근 수요 확보할 연계 교통망 확보하길
철도 및 건설 업계 안팎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조기 개통에 따른 경제성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미완의 개통’으로 당초 정부가 예측한 승객 수요가 크게는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시행사는 경제성 부족을 걱정하는 시민,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GTX-A 수서~동탄 구간 수요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며 “서울 강남권 등 도심 구간까지 개통되는 시기를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30일 최초로 GTX-A 수서~동탄 구간 우선 개통 이후 실제 승객 수요가 예상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치는 가운데 경제성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GTX-A가 정부에 믿음직한 사업인지, 부담인 사업인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토부에 따르면 4월 첫째 주 GTX-A 수서~동탄 구간 평일 평균 탑승객은 8,030명 수준으로 사업 이전 예상 수요 약 1만5,00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4월 둘째 주 평일 평균 탑승객도 7,734명 수준으로 첫째주에 비해 줄었다. 4월 첫째 주, 둘째 주(선거일은 휴일로 계산) 휴일 평균 승객은 1만5,987명, 1만156명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사업 이전 휴일 수요를 1만2,000명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개통 결과 휴일 탑승객이 평일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휴일 탑승객의 경우 GTX-A 개통에 따른 실제 동탄신도시 주민의 출퇴근용 수요가 아니라, 철도마니아 등 관광용 수요가 많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는 당초 국토부가 강조하던 ‘수도권 교통혁명’과는 거리가 먼 수치일 것이다. 철도전문가들은 총사업비 2조1,349억원을 투입한 삼성~동탄 GTX-A 재정사업 구간이 자칫 정부에 부담인 인프라 사업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21세기는 플랫폼의 시기다. 승객, 시민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연계 교통망을 확충해야 하는 시점이다. 벌써 동탄신도시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로부터 GTX-A 역사가 50m 이상 대심도에 위치해 접근하기 불편하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동탄 신도시의 동탄역으로 이동하는 화성시의 버스 등 연계 교통망이 부족한 점이 예상에 비해 줄어든 승객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서~동탄 구간의 경우 기존 SRT 탑승객이 굳이 GTX-A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지 않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정부와 국민이 바라는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는 파주 운정역부터 동탄까지 GTX-A 전체 구간이 개통되면 현실로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개통 초기부터 경제성 부족을 걱정하는 시민, 전문가의 목소리에 시행사와 국토부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GTX-A사업은 ‘BTO(Build Transfer Operation·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진행돼, 운영사 손실 보전 협약에 따라 정부가 연간 600억 원의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지하철 9호선도 운영 초기 승객 수요 부족에 따라 서울시가 300억 원 이상 손실을 보상했다.
정부는 “강남 삼성역이 개통되면, 시간이 가면, 파주까지 연결되면” 등의 해명으로 시간을 끌기보다 경제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류창기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