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처법 확대 시행에 몸값 치솟는 안전관리자, 품귀현상에 ‘업계 울상’

소규모 건설사들,7000만 원대 高연봉 안전관리자 채용 쉽지 않아

정두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2/15 [12:14]

[기획] 중처법 확대 시행에 몸값 치솟는 안전관리자, 품귀현상에 ‘업계 울상’

소규모 건설사들,7000만 원대 高연봉 안전관리자 채용 쉽지 않아

정두현 기자 | 입력 : 2024/02/15 [12:14]

▲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확대 시행으로 안전관리 인력 배치가 필수화된 가운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전문 안전관리 인력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불과 수천만 원 규모의 건설현장에서도 연봉이 많게는 7,000만 원대에 이르는 고연봉 안전관리자를 ‘모셔와야’ 하는 탓에 배보다 배꼽이 큰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5일 중소규모 건설업계에 따르면 50인 미만 건설사들의 경우 안전보건 전문가를 최소 1명 이상 배치해야 하는 만큼,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관리자 채용에 막대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나아가 중처법 시행 후 회사 규모와 무관하게 건설업계 전반에서 관리자 채용 등 안전보건 체계 확립에 혈안이 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안전·보건 관리 전문가 영입에 있어 ‘머니 게임’이 치열한 상황이다. 산업안전보건 자격증 소지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다.  

 

경기 화성시의 한 지역건설사 관계자는 “전문건설사의 경우 사업비 규모가 5,000만 원을 밑도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당 배치가 필수인 안전보건 담당자들의 고용비가 월 실수령액 기준 적게는 400~500만 원대가 기본”이라며 “심지어 이들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 대기업들이 고연봉을 감수하면서 각 지방 현장에 안전관리자들을 채워넣고 있기 때문에, 자금 여유가 없는 영세 건설사들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전문가 영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전문건설사 대표도 “3월 중순에 3,000만 원 규모의 공사에 착수할 예정인데, 현장에 투입할 관리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온·오프라인 채용공고를 내고 있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다”며 “최근 가까스로 한 명 면접보긴 했는데, 연봉 7,300만 원을 요구했다. 왠만한 기업 임원급을 데려오는 수준이지 않나. 현장관리직에 급여를 지급하고 나면 소규모 시공사업에서는 남는 게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

 

또 경기권 종합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안전보건 관리직의 평균 연봉이 많아야 4,000만 원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건설사들이 저마다 현장관리자 기근이 심하다 보니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 과장 섞어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연봉이 뛰고 있다. 이대로는 중소 건설사들의 수익구조가 악화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13일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2,000~3,000만원 짜리 현장에서 연봉 7,000만 원에 달하는 안전관리자를 운용해야 하는 게 현실인데 중소건설사들이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중소기업인·소상공인들도 사업장 안전에 아주 민감하다. 그렇지만 현실의 여건으로는 중처법을 지킬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법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도권 중소건설사 등 중소기업계 종사자 4,000여 명은 지난 14일 수원역 인근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유예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 나섰다. 이들은 이달 29일 국회 본회의가 관련법 유예의 마지노선이라는 인식 아래 정치권에 중소기업계의 열악한 현실과 중처법 유예 필요성 등을 성토했다.

 

 

/정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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