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실적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 불황에 몸 움츠린 건설사들

시장동향 예의주시하며 주택사업 자제… 수익성 확실한 사업 현미경 감별

정두현 기자 | 기사입력 2023/11/13 [15:56]

“눈앞 실적보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 불황에 몸 움츠린 건설사들

시장동향 예의주시하며 주택사업 자제… 수익성 확실한 사업 현미경 감별

정두현 기자 | 입력 : 2023/11/13 [15:56]

▲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정두현 기자] “가뜩이나 주택내수 시황도 좋지 않은데 정부 산업용 전기료 인상 악재까지 겹쳐서 원자재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재건축 등 사업 수주전에 섣불리 들어갔다가 미분양이라도 나면 감당이나 되겠나.”

 

13일 본지 취재진에게 건넨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의 우려섞인 전언이다. 건설 원자재비 인상, 주택수요 부침 등 시황이 불안한 상황에서 건설사로선 현실적으로 공격적 수주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부연설명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건설업계가 내수시장 침체기를 맞아 아파트 신축은 물론 실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에서도 몸을 잔뜩 움츠리며 수익 보장형 사업 선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등 주요 원자재비 인상에 공사비 폭탄을 맞을 수 있는 데다, 지방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미분양 리스크도 건설사들이 수주에 보수적인 이유로 꼽힌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매일건설신문>과의 통화에서 “고금리 기조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유동성이 닫히면서 당장 사업을 진행하기도 벅차고,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현장의 경우에는 아예 입찰에도 들어가지 않는다”라며 “(건설경기) 상황이 좀 나아질 때까진 몸을 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선별 수주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건설사들의 참여가 전무해 시공자 경쟁입찰이 유찰되거나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현장도 적잖다. 서울 강남구청의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지하 3층~지상 35층, 498세대)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등에 따르면 개포한신 재건축사업의 경우 당초 사업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했으나, 이후 지난해 6월 시공사 입찰에서 참여한 기업은 GS건설이 유일하다. 이에 해당 재건축사업은 GS건설이 시공자로 최종 선정돼 현재 사업 본격화 단계에 들어섰다.

 

아울러 서울 성동구 응봉1구역 재건축 조합도 지난달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응봉1구역 재건축은 서울 성동구 응봉동 193-162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15층, 525세대의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으로, 당초 응봉역 역세권 단지로 주목받으며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건설사들의 무관심 속에 현재 재입찰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최소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도 건설사들이 재건축 수주를 꺼리게 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용산구 한남3구역 재건축조합이 입찰보증금 1,500억 원을 제시한 것이 그 발단으로, 이후 해당 업계에서 입찰보증금 시세는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는 건설사들에게 거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올해에도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 주택재건축정비조합이 시공사선정 총회에 앞서 입찰보증금 300억 원을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입찰보증금 널뛰기는 건설사들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재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 입찰을 견제하기 위해 보증금 액수를 천문학적으로 펌핑시키는 일부 건설사들이 있다”면서 “물론 이에 동조한 조합 측도 문제가 있다. 애초에 경쟁입찰에서 자금력으로 찍어누르는 꼼수가 일상화되면 건설사들이 스스로 재개발 문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이렇다 보니 건설경기 내수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현미경 선별 수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건설사들이 내수시장에서 공사비 폭증에 따른 재정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보다 안정적인 루트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정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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