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고종황제와 철도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113화’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3/04/28 [08:07]

[기획칼럼] 고종황제와 철도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113화’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3/04/28 [08:07]

▲ 전차 개통식                           © 매일건설신문

 

우리 역사서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이 있지만 1392년 조선 초대 태조부터 1863년 25대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서로, 26대 고종과 27대 순종의 기록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1863년부터 1910년까지의 고종과 순종실록은 1927년부터 1932년까지 조선총독부가 주도한 ‘조선사편수회’가 편찬하여 왜곡이 많아, 1967년부터 1972년까지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고종 시대사』 자료를 참고했음을 밝혀둔다.

   

철도는 1825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통된 후 1876년(고종 13년) 일본에 수신사로 파견한 김기수가 귀국하여 임금에게 보고한 복명별단(復命別單)과 1877년 펴낸 견문록 『일동기유』에 1872년 최초 개통된 일본철도를 이용해본 경험을 소개하여 우리나라에 처음 알려졌다.

 

1880년 2차 일본 수신사로 다녀온 김홍집의 복명서에 철도의 중요성 역설되었고, 1882년 청국 이홍장 추천으로 1883년부터 1885년까지 외무협판(차관급)으로 임명되었던 전 청국주재 독일 영사관 묄렌도르프(穆麟德) 사망 후, 그의 아내가 남편 생전의 일기와 편지를 정리하여 펴낸 『묄렌도르프의 수기』의 “1882년 묄렌도르프가 조선으로 간 직후, 철도 부설을 신청한 영국과 일본 회사의 자본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자문 요구에 정부의 자금이 없으니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였으며, 이 문제는 1885년에도 제기되었지만 같은 이유로 미뤄졌다.”는 기록에서 고종은 1882년 철도 부설을 검토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종시대사 2집(1885.04.01.)의 “미국영사 ‘휠크’가 철도궤칙홍책(鐵道軌則紅冊) 5권을 보내왔다”는 기록에서도 고종의 철도에 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으며, 1889년 주미공사 이하영이 귀국 시 가져온 모형철도의 궁중 시연 후 1892년 4월, 이하영이 소개한 미국인 James R. Mores를 초청하여 경성~부산 간 경부선 철도 부설을 논의하였으나 정병하 등의 반대로 무산된 후 1896년 3월 29일 Morse에게 경인철도 부설 허가로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를 탄생시켰다(정병하는 을미사변 후 명성황후 폐비를 주장하고, 단발령 때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고종의 머리를 자른 사람으로, 1896년 아관파천 당일, 역적으로 김홍집과 함께 참살됨)

 

또한 고종황제(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의 선포로 황제가 됨)는 1890년 유길준에게서 받은 ‘서유견문기’ 초록에 담긴 1883년부터 3년간 미국과 유럽 방문 중 이용한 전차 이야기와 1887년부터 1889년까지의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귀국보고서의 전차 이용 경험 이야기 등에서 전차에 대하여 알게 된 후 1891년 1월 Horace Newton Allen에게 전기철도 건설에 대하여 알아봐달라고 부탁한 내용이 기록된 Allen의 편지가 뉴욕도서관에 소장되어있어, 전차를 도입할 계획을 이미 가지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898년 경인철도 건설에 참여 중인 미국인 H. Collbran과 H, R, Bostwick이 고종황제에게 홍릉(명성황후 능)을 찾을 때마다 가마와 신하들을 대동하는 불편을 편리한 전차 도입으로 경비 절감까지 하면서 해소하자는 건의에 동의하고, 공동으로 투자까지 하여, 1899년 5월 17일 서대문~홍릉 간 우리나라 최초의 전차를 개통케 한 고종황제는 우리나라 철도와 전차 역사의 주역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 손길신 전 회장은?

 

전철운영단장을 끝으로 철도청39년, 철도대학 초빙교수1년, 철도박물관장(2급 정 학예사) 11년을 거쳐 한국철도교통문화협회 명예회장 및 Torah Ware 경영고문으로 레일미디어 편집장을 맡고 있다.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114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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