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토지리정보원, ‘미래 자율주행차’ 안전 좌우한다

‘정밀도로지도’ 구축·갱신 사업과 무상 제공의 의미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3/04/26 [15:04]

[기자수첩] 국토지리정보원, ‘미래 자율주행차’ 안전 좌우한다

‘정밀도로지도’ 구축·갱신 사업과 무상 제공의 의미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3/04/26 [15:04]

▲ 조영관 기자     © 매일건설신문

 

“지금까지의 지도는 사람이 보기 위한 것으로 ‘사람 관점’에서 제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정밀도로지도’는 기계가 인식하는 지도라는 것입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스마트공간정보과 임헌량 과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밀도로지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류는 종이가 개발되기 이전 지도를 찰흙 등에 그렸고, 종이가 개발되고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지도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임헌량 과장의 말마따나 정밀도로지도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차원이 다른 ‘새로운 관점의 지도’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전국의 고속국도 및 일반국도를 대상으로 정밀도로지도의 구축을 완료하고 플랫폼 서비스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7일부터 기업 및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지리원은 앞서 지난 2019년 고속국도 5,858km의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했고, 지난해에는 일반국도 16,820km를 구축 완료했다. 지금도 국토지리정보원과 공간정보기업들은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구축된 지역에 대해서는 갱신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해 무상 제공하는 것은 지극히 미래지향적이고 ‘공공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다. 일반 국민들은 ‘정밀도로지도 무상 제공’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밀도로지도의 제작 과정과 기술 수준, 그리고 역할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국토지리정보원의 이번 무상 제공 정책을 보다 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정밀도로지도는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억’ 소리가 난다. 정밀도로지도(HD MAP)는 자율주행을 위해 센티미터(cm) 수준의 정밀도를 갖춘 3D(3차원) 입체 지도다. 일반 1/1000 수치지형도(디지털 지도)의 정확도가 70cm라면 정밀도로지도는 25cm 이내로 보다 정밀하다. 이는 1~2.5미터의 정확도를 갖고 있는 내비게이션 지도의 10배에 이른다.

 

무엇보다 정밀도로지도의 구축을 위해선 보다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이동형 측량 시스템인 ‘MMS(Mobile Mapping System·이동 지도제작 시스템)’ 장비가 사용된다. 이 장비의 가격은 1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측량학적으로 볼 때 움직이고 있는 지구에서 몇 센티미터의 지도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비용도 몇 배로 늘어난다는 측량 전문가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밀도로지도 구축의 가장 큰 의미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점일 것이다. 기존의 자율주행은 차량에 부착된 센서만으로 이뤄졌는데, 이 센서의 오류로 자율주행차가 사람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사고가 잇따랐던 것이다. 이에 자율주행에서 기존 센서만으로는 안전 운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정밀도로지도’가 부상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일정에 맞춰 도심 및 주요도로를 대상으로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특별광역시도 및 지방도(4차로 이상) 구축을 시작으로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등으로 범위를 확대해 제작할 예정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얼마나 제대로 제때 ‘정밀도로지도’를 구축하고 갱신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느냐는 국민들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보다 안심하고 ‘미래의 자율주행차’에 자신과 가족의 몸을 맡기느냐는 국토지리정보원에 달려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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