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협회 서울시회 직원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나기선 회장, 사무국의 ‘홍보 라인’ 정비 나서야 할 듯
건설 관련 주요 단체들을 취재하다 보면 일부 단체의 사무국 직원들이 홍보 업무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 민간 협단체들 취재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단체장의 조직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단체장의 의도와는 달리 일부 직원들의 홍보 업무 역량 부족에서 기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자는 지난 11일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 취재 과정에서 아주 깜짝 놀랄만한 경험을 했다. 기자는 이날 서울시회 사무국에 소속과 이름을 명확하게 밝히고 ‘서울시회의 골프장 회원권 보유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이는 골프장 회원권이 회원들의 공공성과 공익성 차원에서 사용(보유)되고 있는지, 혹은 협회의 일부 임원들의 전유물처럼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였다. 질의 과정에서 서울시회 사무국 관계자에게는 이 같은 취지를 세 차례에 걸쳐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회 사무국 관계자는 “지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기자가) 정확한 사유를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골프장 회원권이) 있다, 없다로 물어보지 마시고… 취재를 원하면 (직접) 와서 말씀을 해주시던가 그러세요. (매일건설신문) 국장님한테 얘기할 테니까”라고 했다.
이에 기자가 ‘누구한테 말씀하신다고요?’라고 묻자 “거기, 000 국장님 안 계세요? 그 분한테 얘기할게요”라고 말했다. ‘기자가 취재차 전화를 했는데 말씀을 못하신다고요?’라는 물음에는 “제가 언제 말씀을 못한다고 했어요, 확인을 안 해준다고 했지”라고 했다. 그러면서는 “이렇게 전화로 취재하듯이 하는 건 예의가 아닌가 싶은데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기자가 ‘기자가 취재를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면 뭘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취재를 하시는 건 좋은데 다짜고짜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서 회원권 여부에 대해 그냥 막 물어보는 게 예의는 아니신 것 같은데…”라고 했다. 이에 대한 기자의 반박 과정에서는 “기자의 취재 전화를 처음 받아봐서 그렇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서울시회 홍보 업무 등을 총괄한다고 밝혔다.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는 건설산업의 건전한 육성 발전과 회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400여 종합건설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무엇보다 나기선 회장은 협회 홈페이지에서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는 건설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건설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나기선 회장의 이 같은 포부와는 무색하게도, 사무국의 홍보 업무와 담당 직원의 역량은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이래서야 1,400여 회원사와 기관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겠나. 홍보 업무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여타 기관 및 단체들의 경우 언론의 취재 시 말 한마디, 단어 하나 조차 조직과 기관장의 대외 이미지로 직결된다는 걸 인식하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보통이고 상식이다. 그러나 건설협회 서울시회 직원의 이 같은 대응은 홍보업무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넘어 조직의 이미지 따윈 개의치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듯, 나기선 회장은 사무국의 홍보 라인부터 제대로 정비해야 할 것이다. 1,400여 회원사와 나기선 회장을 대변하고 이미지 제고에 나서야 할 ‘대외적인 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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