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도사’를 출판해주신 사장님으로부터 책 내용 중 ‘조국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철도인 안경모’를 읽은 독자님이 저자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다는 말을 들은 후 걸려온 전화의 사연은 어린 시절 돌아가신 부친에 관해 알고 싶으나 알 길이 없었는데 글을 읽으면서 부친이 안경모님과 친하셨다는 이야기가 기억이 나서 혹 부친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희망으로 전화를 하게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교통부에 근무하시면서 안경모님과 가까우셨는데, 한강철교 복구 때 대통령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지만 오래전 잃어버렸다 하여 필자가 보여드린 사진 중 ‘1952년 A교 가 복구 개통 사진’ 속에서 아버지 모습을 찾았다 하여 반가웠으며, 1953년 교통부 직원록 자료 중 ‘建設課 技佐 金鍾浩’이 부친으로 판단된다니, 1963년 교통부 서기보(당시 5급, 현재 9급)로 시작했던 필자보다 10년 전 기술직 사무관이셨던 분임을 알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철도인’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필자가 재직 중이던 시절에는 대부분 소속이 거의 매일 일과를 시작하면서 조회를 하였으며, 필자는 1978년부터 15년간 9개 역의 역장을 역임하면서 조회 때마다 입버릇처럼 했던 말은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여 국민 생활에 편익을 제공하고,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우리 철도인 들은 애국자다!”라고 했던 기억은 잊지 못하고 있다.
1953년 발행된 ‘한국교통동란기’에는 1950년 6월 25일부터 1951년 5월까지 약 1년 동안 155명의 순직자 명단 기록이 있으며, 2013년 국립대전현충원의 ‘호국철도기념관’에는 한국전쟁 중 군사 수송 작전에 참여하여 순직한 287명의 명단이 전시되고 있다. 공무원의 직무 중 사망을 ‘순직’이라 했으나 모두가 피난길에 오른 전쟁 중 맡은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철도인들 에게는 ‘순직’보다 ‘전사’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필자가 철도청 재직 시 현충일에는 직원들과 함께 참배했던 충북 이원에 소재한 ‘순직철도원위령원’에는 직무수행 중에 순직한 철도인 2,300여 명의 위패가 안치되어있으며, 업무 수행 중에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직장은 철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직 중 함께 일하던 직원의 순직은 물론 철도 현업 근무 중 많은 순직 현장을 목격했던 필자는 지금도 ‘철도인은 애국자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모든 시설과 장비가 현대화되고, 기술과 직무수행 방법이 발달하여 예전처럼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철도인의 성실한 근무는 국민 편익과 직결되며, 산업과 경제발전의 근간이 될 뿐 아니라 국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변함없는 사실이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세계 최초로 기차표를 ‘교통카드’로 대체하였고, 2022년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 10종 속에는 한국의 KTX가 포함되어있으며, 런던의 부동산개발회사 ‘Essential Living’은 서울지하철을 세계 최고의 지하철로 꼽는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철도에 근무하는 철도인은 분명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직업인이다.
☞ 손길신 전 회장은? 전철운영단장을 끝으로 철도청39년, 철도대학 초빙교수1년, 철도박물관장(2급 정 학예사) 11년을 거쳐 한국철도교통문화협회 명예회장 및 Torah Ware 경영고문으로 레일미디어 편집장을 맡고 있다.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109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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