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나희승 사장과 김한영 이사장의 ‘거취 고민’전임 정부 임명 두 기관장, ‘원희룡 국토부’ 사퇴 압박 점입가경
최근 두 철도기관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을 것 같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철도 사망사고로 국토교통부의 특별감사를 받고 있고, 국가철도공단은 GTX-B 노선의 ‘기타공사’ 입찰 방식 결정과 관련해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나희승 코레일 사장과 김한영 철도공단 이사장의 ‘거취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레일에서는 최근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대전차량사업소 근로자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11월 오봉역 화물열차 입환 노동자 사망사고를 포함해 4건의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영동터널 KTX 탈선 사고, 대전조차장 SRT 탈선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올해에만 3번의 열차 운행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대전차량사업소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상황이다.
국가철도공단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속도 압박’을 받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철도공단은 내부 정책협의회를 몇 차례 개최한 끝에 GTX-B 노선의 입찰 방식을 결국 ‘기타공사(종합심사낙찰제)’로 잠정 결정하고 국토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사실상 국토부의 의중을 거스르는 것이다. 당초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된 GTX-B노선 입찰이 몇 차례 유찰되자 국토부는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수의계약’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자신들의 의중대로 따라줄 것으로 기대했던 철도공단이 수의계약에 따른 향후 차기 정부에서의 감사를 우려한 나머지 설계 기간 소요로 사업이 지연될 우려가 있는 ‘기타공사’로 사업 방식을 결정했다니 화가 났을 것이다. 용산(대통령실)에서는 국민들에게 ‘GTX 속도전’을 공언했는데, 철도공단에서는 사실상 ‘반기’를 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철도공단은 최근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 정부에서 임명된 김한영 이사장의 입지도 옹색해졌을 것이다.
이 같은 정황들을 감안할 때, 두 철도기관장들은 원희룡의 국토부로부터 사실상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그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두 기관장들이 받아들이는 심정은 제각각일 것 같다.
나희승 사장은 내심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후련하게 사퇴하고 싶은 심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만큼 그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기관 차원의 사법 대응이 사퇴 후에는 혈혈단신 개인 대응의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원희룡의 국토부와 나희승 사장은 중대재해처벌법에 갇혀 ‘사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김한영 이사장의 경우 속으로는 ‘절대 나갈 수 없고, 끝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GTX-B 입찰 방식 결정에서 원희룡 국토부의 의중과는 정반대되는 선택을 내리면서 ‘너무 먼 길’을 가버렸다. 김한영 이사장의 최근 입지를 보여주는 듯 근래 국가철도공단의 보도자료에는 김한영 이사장의 이름이 가로 안에 작게 표시되고 있다. 두 기관장들이 사퇴를 고민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윤경찬 편집국장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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