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안성 우려되는 ‘상수도 인식체계’ 사업

환경부·수공, 보안성·입찰 타당성 재검토해야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10/22 [13:51]

[기자수첩] 보안성 우려되는 ‘상수도 인식체계’ 사업

환경부·수공, 보안성·입찰 타당성 재검토해야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10/22 [13:51]

▲ 조영관 기자     ©매일건설신문

 “국내 공간정보 기업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보안검열을 받아요. 분단국가에서 GIS(지리정보시스템)은 그만큼 국가의 핵심정보로 유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근 한 공간정보 업계의 관계자가 기자에게 자신의 노트북을 보여주면서 한 말이다. 그의 노트북 USB 포트는 ‘보안 라벨’로 막혀 있었다. 다른 공간정보 전문가는 “국토 정보를 담은 항공사진 작업자 컴퓨터의 경우 인터넷이 연결돼 있으면 외부에서의 침투(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이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환경부의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보안성 저촉 우려’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가 16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 사업의 하나인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 사업을 두고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 지침서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상수도관망 GIS(지리정보시스템)의 정확도가 낮은 구간 등에서 관로 및 밸브실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취지로 ‘스마트 관로시설 인식체계’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도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순히 관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치(용도)인 RF(Radio Frequency)에서 나아간 RFID는 ‘관로·밸브에 대한 정보’를 표출해주는 정보 데이터가 들어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이 경우 국가GIS시스템과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구축)하게 되는데, 이 부분을 두고 보안성 저촉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별도의 시스템에 담기는 ‘상수도 관망 공간정보’의 유출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의 국가공간정보 세부 분류기준에 따르면, 전력·통신·가스 등 공공의 이익 및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된 지도(전자지도)는 ‘공개제한 공간정보’로 구분된다. 따라서 국가기간시설이 포함된 지도인 ‘상수도 관로시설’의 데이터는 국가공간정보시스템의 하나인 ‘지하시설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번 환경부의 사업도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아닌 이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환경부와 60개 지자체 사업을 위탁수행하고 있는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은 “물품 사업이지 GIS 사업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예산만 내려준 것이지 자세한 보안규정과 기술적인 문제는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GIS에 연동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공공측량 자격이 있는 공간정보 기업들이 아닌 대부분 ‘물품 제조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공간정보 전문가는 “결국 이번 사업은 지자체의 기존 상수도 GIS를 RF센서로 고도화하는 형태의 사업이다”며 “공간정보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못하면 자료의 오류가 발생하는 만큼 GIS 데이터는 자격을 갖춘 측량업체(공공측량)만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수자원공사의 제안요청서 실적 배점 기준을 두고도 특정업체에 유리한 기준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의 보안성 저촉 우려와 입찰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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