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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이 말하는 ‘디지털 트윈’… “홍보 수단 됐다”

김탁곤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의 충고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05/06 [19:55]

석학이 말하는 ‘디지털 트윈’… “홍보 수단 됐다”

김탁곤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의 충고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05/06 [19:55]

 미국 M&S 기술사, 국제시뮬레이션 학회 석학회원
“‘정보 차원’에서 접근할 뿐 명확한 목적 없어”
“목적지향적 ‘제품·사람·프로세스’ 요소 갖춰야”

 

▲ 김탁곤 교수는 “디지털 트윈의 정의부터 정확히 하고 디지털트윈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트윈 구축 시 ‘왜·무엇을·어떻게(W2H, Why·What·How)’ 요소를 감안해 시작해야 한다”며 “아무리 복잡한 시스템도 시스템 공학을 기반으로 ‘목적지향적으로 접근’하면 단순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매일건설신문

 

“위키 사전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실체계의 살아있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모델’로 정의하고 있다. 공간정보는 디지털트윈의 3가지 구성 요소 중 형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구성요소일 뿐이다.”

 

지난달 27일 대전 카이스트(KAIST) 문지캠퍼스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스크린 화면으로 ‘1970년 아폴로 13호(나사의 페어링 운용개념)’이라는 도표가 떴다. 김탁곤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명예교수는 도표를 가리키며 “디지털트윈은 무엇보다 운용개념이 중요하다”며 “실체계에서 할 수 없는 가상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고장의 원인을 찾고 대응방안을 제시한 것이 의미 있는 적용사례”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이라는 기술적 개념이 민간은 물론 정부에서 부상하고 있지만 그 의미와 활용을 두고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트윈을 강조하지만 그 의미를 이해당사자에 따라 단편적으로 해석해 마케팅 또는 선언적(홍보)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탁곤 교수는 그 예로 유독 공간정보(GIS) 분야에서 3D공간정보가 디지털 트윈의 핵심으로 통용되는 데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토로했다.

 

1988년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M&S 전공)를 취득한 김탁곤 교수는 미국 캔사스대학 교수를 거쳐 1991년부터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지낸 후 2018년부터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시뮬레이션 학회 회장과 국제시뮬레이션학회(SCS) 논문지(Simulation)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미국 M&S(Modeling &Simulation) 기술사 자격을 취득했고, 국제시뮬레이션 학회(SCS) 및 아시아 시뮬레이션 연합회(ASF) 석학회원(Fellow)이다.

 

김탁곤 교수는 “디지털 트윈은 공학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된 개념이고 새로울 게 없다”며 “최근 들어 IoT,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들을 기존 모델링 기술과 융합해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서비스 수준이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에서는 ‘물리적 자산, 프로세스 및 시스템에 대한 디지털 복제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의 정의부터 정확히 하고 디지털트윈이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상용화를 선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GE가 제조하는 발전기나 엔진을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미리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정부의 ‘한국판 뉴딜’ 선언 후 ‘디지털 트윈’이 급부상했다. 한국판 뉴딜의 하나인 디지털 뉴딜은 4대 분야 12개 추진 과제로 진행되는데, 디지털 뉴딜 추진에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가상모델)’이 새롭게 떠오른 것이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안전한 국토‧시설 관리 등을 위해 도로‧지하공간‧항만 대상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디지털 트윈이 ‘약방에 감초’처럼 유행이 됐다.

 

김탁곤 교수의 논지는 좁게는 공간정보부터 넓게는 국토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을 단순히 ‘3차원(3D) 데이터 구축 사업’ 등 ‘정보 차원’에서 접근할 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방향이 미흡한 상태라는 문제 제기다.

 

김탁곤 교수는 “필요한 서비스부터 식별하고 사업을 하자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디지털 트윈의 혜택을 과연 어떻게 볼 수 있느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 트윈은 정보(무엇을), 지식(어떻게), 지혜(왜)가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트윈의 목적은 실체계에서 실험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한 지혜로운 답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탁곤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의 대상은 목적에 따라 시스템의 구성요소인 ▲제품(product, 자산·시설·장비·재료 등) ▲사람(people, 운용자·관리자·의사결정자 등) ▲프로세스(process, 서비스·운용기술 등)가 한가지 이상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세 개의 요소가 조화돼야 산업·공공·의료·재난·국방 등에 디지털 트윈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김탁곤 교수는 “디지털 트윈은 곧 실체계와 연동해 소통하는 살아있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트윈 적용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싱가포르의 스마트 시티(Smart City) 가상도시 플랫폼인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독일 지멘스(Siemens)사의 산업용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솔루션인 ‘마인드스페어(MindSphere)’가 적용된 독일 함베르크 공장,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산업인터넷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리딕스(Predix)’의 제품 수명주기 관리 등이 꼽힌다.

 

김탁곤 교수는 가장 잘 활용되고 있는 디지털 트윈의 예로, 실시간 교통정보+GPS(위성항법시스템)+GIS(지리정보시스템)+교통 시뮬레이션 모델을 결합한 ‘교통디지털트윈(내비게이션)’과 BIM(빌딩정보모델)+재난 대피 시뮬레이션 모델을 결합한 ‘재난 대피 디지털 트윈’, GIS+BIM+3D CAD(3차원 모델링)+도시의 각종 서비스 모델들을 결합한 ‘스마트 시티 디지털 트윈’을 제시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은 설계부터 운영·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김탁곤 교수는 공간정보 기반 디지털 트윈 구조와 관련해 “기존 공간정보와 서비스의 차이를 식별해 추가·확장할 기능을 확인 후 디지털 트윈의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며 “서비스 차이의 예를 들면 기존 공간정보 상의 객체(도로, 교통시설, 자동차 등)들에 대한 행위모델을 추가함으로써 미래변화까지 분석, 예측, 최적화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IoT·빅데이터·AI, VR(가상현실)·AR(증강현실)·XR(확장현실)·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CPS(사이버물리시스템) 등의 활용기술과 결합해 문제해결이나 가상체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탁곤 교수와 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는 국방 분야의 무기체계 개발, 워 게임 개발 경험과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WAiSER’를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조선, 발전, 자율주행, 환경, 식물공장 등으로 디지털트윈 활용분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김탁곤 교수는 향후 강연과 연구를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이 실체계에서 할 수 없거나 해보기 어려운 다양한 가상실험을 통해 분석, 예측, 최적화를 통한 스마트(지혜) 서비스 개발로 사회 문제 해결 및 국내 산업에 올바르게 적용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김탁곤 교수는 “디지털 트윈 구축 시 ‘왜·무엇을·어떻게(W2H, Why·What·How)’ 요소를 감안해 시작해야 한다”며 “아무리 복잡한 시스템도 시스템 공학을 기반으로 ‘목적지향적으로 접근’하면 단순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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