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64話’

임진각 증기기관차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1/03/22 [09:08]

[기획칼럼]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 ‘제64話’

임진각 증기기관차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1/03/22 [09:08]

▲ 철도박물관 목업과 한준기 기관사                                                © 매일건설신문

 

전쟁과 관련된 철도문화유산 중 임진각에 전시되고 있는 장단역 증기기관차의 사연을 정리해본다. 장단역은 경의선 문산역과 개성역 사이 휴전선내에 있던 역으로 지금은 폐지된 역이며, 6.25전쟁 중 장단역에서 멈춰선 이 기관차를 운전했던 고 한준기기관사님은 필자가 철도박물관에서 근무할 때 만나 방송국 등에 소개도 했던 분으로 6.25전쟁이 발발하여 부산까지 후퇴했었지만 UN군의 수복작전 성공으로 북진하는 연합군과 함께 기관차를 몰고 1950년12월31일 경의선 한포역(汗浦驛 : 황해도 평산군)에 도착했을 때 중공군이 개입하여 다시 후퇴하게 된 UN군을 따라 기관차의 방향을 남쪽으로 돌려 개성역에서 화차 25량을 연결하여 남쪽으로 향한 후 밤10시경 장단역에 도착했을 때 미군들의 하차지시에 따라 기관차에서 내리자 미군들은 기관차에 총기를 난사하여 파괴하여 버렸고, 미군들을 따라 남하하면서도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도 몰랐지만 전투상황이 악화되어 계속 열차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적이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기관차를 파괴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반세기동안 비무장지대에 버려졌던 이 기관차는 2000년 6월15일 남북공동선언에 이어 7월31일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의선복원을 합의함에 따라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문화재청이 주선하여 2004년 2월 6일 ‘장단역 터’(등록문화재 77호) 및 6.25전쟁 중 많은 미군이 희생되었던 장단역 ‘죽음의 다리’(등록문화재 79호)와 함께 등록문화재 78호로 등록되었다. 그리고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의 일환으로 2005년 9월14일 비무장지대 장단역 현지에서 문화재청장과 파주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재청과 ㈜포스코 간 협약식을 거행한 후 임진각에 마련한 증기기관차 임시 보존처리장으로 옮겨 녹 제거 및 부식방지 처리 등 복원작업을 완료한 후 임진각에 마련한 전시장으로 옮기고, 2009년 6월26일 경기도지사와 관계기관 및 관련 군부대의 미군과 한국군 등 수 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공개 기념행사와 함께 일반에게 전시되었다.

 

당시 복원작업에 8억여 원을 투입한 ㈜포스코가 홍보용으로 제작한 장단역증기기관차 목업(mock-up)을 기증받아 철도박물관에 약 10여 년 간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이름으로 전시하여 많은 관람객이 찾았지만 너무 낡아서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2009년11월 문화재청 협조요청을 받고 육군 〇사단을 방문하여 군이 비무장지대에서 수집한 각종 자료들이 보존된 부대 내 ‘멸공관’에서 증기기관차의 돔(dome)을 발견하였다. 장단증기기관차에 사통 돔(기관차가 처음 출발할 때나 비탈길 선로에서 미끄럼 방지를 위하여 뿌리는 모래를 담은 통의 덮개)은 있었지만 증기배출구를 덮는 증기 돔은 없었는데 군에서 수집하여 보존하고 있었던 것이며, 군부대의 협조로 원래의 위치에 추가하여 복원시킬 수 있었다.

 

그 후 필자는 이곳을 관리하는 경기관광공사를 방문했을 때 연간 5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위한 전단지 제작이 부담스럽다는 관계자의 말을 듣고 현장을 찾았을 때는 비가내리고 있었음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 백 명이 관람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문화유산은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전시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기도 하였다. 

 

▶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65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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