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날특집③] 내시경으로 맨홀 탐사까지… 건설판 ‘복강경 수술’

[탐방] 고양시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 현장

김동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3/18 [19:09]

[물의날특집③] 내시경으로 맨홀 탐사까지… 건설판 ‘복강경 수술’

[탐방] 고양시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 현장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03/18 [19:09]

대보건설, 2023년까지 1400여개소 전체 39km 보수

기존 하수관로 내부 덧대는 ‘비굴착 코팅’ 방식 적용

1개소 정비에 굴착은 3일, 비굴착 공사는 하루면 충분

 

▲비굴착공법을 이용해 하수관거를 보수하고 있는 모습. 맨홀에 함침튜브를 밀어 넣어 관 내부를 덧댄다. ©매일건설신문

 

“비굴착공법은 땅을 따로 파지 않고 맨홀을 통해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차량이 철수하고 나면 공사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민대훈 대보건설 고양시 노후하수관로 정비공사 현장소장이 비(非)굴착공법을 적용한 현장에서 기술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대보건설이 맡아 수행하고 있는 고양시 노후하수관로 정비공사 현장을 찾았다. 주택가 사이 맨홀 부근에서 대여섯 명의 근로자들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4월부터 고양시 전역 1400여개소에서 파손, 침하, 이음부 결함 등 노후화돼 상태가 불량한 하수관로에 대한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후 하수관로의 기준은 따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통상 20년 전후로 본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3년 3월로 지난겨울 동안 멈췄던 공사가 이달 초 재개됐다. 공사 전체 길이는 굴착공사(오픈컷) 30.8km, 비굴착 전체보수 8.5km 등 전체 39km 정도다. 여기에 비굴착 부분보수 493개소를 추가로 작업한다. 민대훈 현장소장은 “보통 하루에 5곳에서 개보수공사를 진행하며, 현재 1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굴착공사는 말 그대로 땅을 파내 작업하는 전통적인 공사 방식이다. 1.6m 정도 땅을 파낸 뒤 노후화된 하수관거를 빼내고 새 하수관거(고강성 PVC 이중벽관)을 집어넣는다. 단, 그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관은 빼내는 과정에서 부서지기 때문에 원형을 다시 찾아볼 수 없다. 민 소장은 콘크리트가 오래돼 삭아 으깨진다고 표현했다.

 

땅속에 새로 들어가는 고강성 PVC 이중벽관 길이는 6m, 지름은 300mm다. 공사현장 1개소(맨홀과 맨홀 사이)가 보통 50m니까 8개가량을 연결해 묻는 셈이다. 민 소장은 “400~600mm 사이즈도 있긴 하지만 주거밀집지역은 대부분 300mm짜리를 쓴다. 오수를 처리하기에 이 정도 크기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개소를 굴착 공사하는데 보통 3일 정도가 소요된다. 흙을 다시 메꾸면 아스팔트 포장을 해서 원상 복구를 시켜야 한다. 그러면 땅이 자연스레 다져지는데 일주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그 이후에야 포장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 

 

▲굴착기를 이용해 새 하수관거 위에 흙을 덮고 있다. 아스팔트 커팅부터 땅을 메우는 데까지는 약 3일 정도가 소요된다. ©매일건설신문

 

비굴착공사는 반대로 땅을 파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 노후화된 하수관거는 그대로 둔 채 그 내부를 코팅해 재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통적인 개복 수술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부위만을 절개한 후 그곳을 통해 배 안을 카메라로 들여다보면서 하는 ‘복강경 수술’과 같은 이치다. 

 

우선 맨홀에 내시경을 하듯 카메라를 넣어 관 내부를 살핀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쌓여 있던 흙을 깨끗이 파내고(준설) 내부를 깨끗이 씻어낸 다음(세정) 돌이나 나무뿌리 등 튀어 나와 있는 부분을 도려낸다(절단). 사전 청소 작업이다.

 

그다음 사전에 제작해 들고 왔던 부직포 재질의 함침튜브를 맨홀에 밀어 넣는다. 이때 공기압을 이용하는데 50m가량을 넣는 데 10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반전삽입). 이렇게 하수관로 안에 꽉 끼게 들어간 함침튜브는 50~80도가량의 증기열을 이용해 딱딱하게 굳어지는데(경화),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나면 최종적으로 관 내부에 코팅한 것처럼 얇게 압착된다. 이렇게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기까지는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이 비굴착 전체보수공법(E-ALS, Energy-Advanced Lining System)은 대보건설의 협력업체 ‘나스텍이엔씨’의 신기술이다. 2011년 건설신기술 제636호로 지정됐다. 민 소장은 “굴착공사는 사흘이 걸리는 반면 비굴착공사는 하루면 끝낼 수 있다”면서 “심지어 땅을 파내지 않았으니 아스팔트 포장공사도 필요 없다. 굴착 공사비 대비 75% 수준인 뛰어난 경제성도 큰 장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비굴착공법만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접혀있거나 꾸겨진 종이를 코팅하기 힘들 듯 관이 평평하지 않으면 이 공법을 시행할 수 없다. 민 소장은 “하중에 의해 관이 뒤틀리거나 변형된 경우에는 함침튜브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굴착공사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비굴착공법이 더욱 많은 현장에서 사용될 것으로 자신했다. 민대훈 현장소장은 “현재 고양시도 교통·민원 등에서 부담이 적은 비굴착공사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대보건설도 앞으로 이와 같은 건설신기술을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양=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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