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은 재해 아닌 자연현상, 고품질 데이터로 극복”

[인터뷰] 강신욱 한국수자원공사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장

김동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3/05 [10:59]

“가뭄은 재해 아닌 자연현상, 고품질 데이터로 극복”

[인터뷰] 강신욱 한국수자원공사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장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03/05 [10:59]

2017년 9월 국가가뭄정보포털 서비스 시작

최근 포털 개편… 물 네트워크망 ‘가뭄119’ 선봬 

가장 효율적인 가뭄 대처법은 결국 물 절약

 

▲강신욱 수자원공사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장.  ©매일건설신문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뭄이 제일 심했던 해를 꼽으라면 바로 2015년이다. 그해 봄에는 먹을 물도 부족했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논에 물을 뿌리기까지 했을까. 이런 상황에서 그해 11월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가 설립됐다.” 강신욱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장이 2015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5년 한반도 전역은 물 부족으로 크게 홍역을 치렀다. 2014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작된 가뭄은 2015년 4월부터 전국적으로 퍼지더니 한반도 모든 물줄기를 앗아가 버렸다. 한강 유역은 역대 첫번째, 금강 유역은 역대 두번째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고, 12월 기준으로 보령댐, 횡성댐, 용담댐은 각각 역대 최저 저수율을 찍었다, 그해 중부지방 강수량은 전국 평균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는 2017년 9월 국가가뭄정보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은 가뭄 현황과 전망, 교육 등 가뭄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뭄 정보사이트다. 

 

포털은 현재 가뭄 상태를 정상(초록)·관심(파랑)·주의(노랑)·경계(주황)·심각(빨강) 다섯단계로 구분해 행정구역별로 나눠 한반도 지도에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 지도가 전부 초록색으로 표시되고 있다면 한반도 전역이 가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이다. 포털은 현재 가뭄 상태뿐만 아니라 최대 3개월 후 가뭄까지도 예보해 알려준다. 

 

이 가뭄정보 분석시스템은 데이터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데이터품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센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대적인 포털 개편 사업을 진행, 지난달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강 센터장은 “그전 홈페이지는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조금은 어려웠기 때문에 사용자가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국민 체감형 형태로 개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물절약 관련 웹툰, 생활 가뭄 달력, 가상현실 가뭄교육장 등의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강신욱 센터장이 수자원공사 물관리종합상황실에서 포털을 소개하고 있다. ©매일건설신문

 

특히 ‘가뭄119’는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시범사업으로 가뭄이 발생했을 때 보다 빠른 조치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문119’는 댐, 하굿둑, 정수장, 관정 관측소(지하수) 등 수원·공급시설부터 소방설비, 병물(페트병), 물차 등 용수 지원시설까지 물과 관련된 모든 곳을 지도에 나타내는 GIS 기반 수자원 네트워크망이다. 기관의 연락처는 물론 관정 관측소의 경우 음용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게 제작됐다. 

 

강 센터장은 “현재 서울시나 수자원공사 등 일부 기관들은 일반 페트병에 수돗물을 담아 물을 보관하고 있다가 재난 등이 발생하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인천 옹진군 등 도서 지역은 물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병물수돗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포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자체에게 가뭄 관련 정책을 제시하고, 인프라 구축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단비지원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2018년 속초시, 2019년 포항시 컨설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23건가량 진행했다.

  

올해 봄 가뭄에 대해서는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여름 50일이 넘는 기록적인 장마가 왔지만 가을과 겨울 강수량은 오히려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면서 “현재 다목적댐 등의 평균 저수율은 50% 수준으로 예년과 비슷하기 때문에 작년과 비슷하게 비만 온다면 올 봄은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기에 평상시에 물을 아껴 쓰는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 센터장은 강조했다. 가뭄을 막는 가장 효율적인 대처는 결국 절약이라는 뜻이다. 그는 “물은 한정적인데 비가 계속해서 안 오면 결국엔 그냥 물을 절약해서 쓸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 물을 절약하는 사고를 끊임없이 심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언론에 비치는 가뭄은 보통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데 사실 가뭄은 자연재해가 아닌 자연현상”이라면서 “오래전부터 인류가 겪어왔던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에 가뭄을 원천봉쇄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슬기롭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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