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⑮

수급자, 無귀책·착공지연…원사업자 간접비 부담

변완영 기자 | 기사입력 2020/10/25 [18:06]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⑮

수급자, 無귀책·착공지연…원사업자 간접비 부담

변완영 기자 | 입력 : 2020/10/25 [18:06]

현행 하도급법 시행 이전 하도급거래…종전 법리 적용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수급사업자로 처음 하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1월부터 착공해서 10개월 동안 공사를 수행해서 완공하는 것으로 하고 하도급대금을 정했다. 그런데 설계와 시공방법 변경과 발주처 사정 등으로 착공을 8월에야 하게 되었다.  이후 공사는 10개월 동안 진행돼 이듬해 6월 완공되었다.  착공이 늦어지고 그 결과 공기가 늘어나 많은 간접비가 추가로 소요되었기 원사업자에게 이를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원사업자는 그럴 의무가 없다며 거절했다.

 
특히 하도급법 제16조의2 제1항에서 ‘납품 등 시기가 지연되어 관리비 등 공급원가 외의 비용이 변동되는 경우’에 하도급대금을 조정하도록 한 조항이 올해 5월27일 이후 최초로 위탁을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본건 공사는 2019년에 계약이 체결되고 착공되었으므로 적용이 없다고 주장한다.  착공지연으로 엄청나게 손해를 보고 파산지경인데 원사업자 말이 맞나?


A: 결론부터 말하면, 수급사업자의 귀책사유 없이 착공이 지연되어 늘어난 간접비 등 공사비용은 원사업자가 지급해야 한다. 하도급법 제16조의2 제1항의 개정조항이 올해5월 27일 이후 위탁분부터 적용되는 것은 맞지만 착공지연에 따른 간접비 증가분 지급은 판례에 의하여 법리로 인정된 것이다. 해당 하도급법 개정조항은 이를 확인하는 입법이기 때문에 원사업자 주장은 맞지 않다.  이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2019. 11. 26. 법률 제16649호로 개정된 하도급법은 제2호에서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목적물의 납품 등 시기가 지연되어 관리비 등 공급원가 외의 비용이 변동되는 경우”를 ‘공급원가 등의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의 사유로 추가하면서, 다만 부칙 제2조에서 시행일인 2020. 5. 26. 이후 최초로 위탁하는 것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래서 원사업자 주장처럼 본 하도급계약이 2020. 5. 26. 이전에 체결된 것이라면 개정법의 적용은 없다.  하지만 공사기간이 연장된다면 간접비 등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은 건설업계의 상식이다.  착공이 지연되면 공사기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다.


법원과 대한상사중재원은 하도급법 제16조의2가 신설되기 이전까지, 수급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당해 하도급계약상 설계변경 또는 경제상황 등의 변동 등을 이유로 계약금액을 조정한다는 조항이 있어 원사업자 또한 발주자로부터 공사대금을 조정받을 수 있다면서 수급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거나 특별히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간접비 청구를 인정하여 왔다.


하도급법 제16조의2는 위와 같은 법원과 대한상사중재원의 법리를 명확히 하여, 수급사업자가 이를 청구할 명시적인 하도급법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하도급법 제16조의2가 2020. 5. 27. 이후의 하도급 거래에만 적용된다 하더라도, 현행 하도급법 시행일 이전의 하도급 거래에 대해서는 종전 법리에 따라 간접비 청구가 인정된다.

 
뿐만 아니라 착공이 지연되어 공사기간이 연장되면 설계변경에 준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래서 그 전부터 존재하던 하도급법 제16조의2 제1항의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원가가 변동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원사업자로 발주자로부터 그 사유로 대금을 증액받았다면 하도급법 제16조에 따라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을 증액해 주어야 하고, 설사 발주자로부터 증액받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수급사업자는 제16조의2 제1항에 따라 공급원가가 증가한 경우이므로 하도급대금 증액조정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대법원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공사이기는 하지만 공기연장과 관련하여 추가공사의 일종처럼 취급하여 그로 인한 추가공사비용에 대하여 원사업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위 지하철 7호선 공사대금 사건이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지하철 7호선 공사대금 사건에서 장기계속공사계약 중 총괄계약은 잠정적 활용 기준일 뿐, 공사대금의 범위나 계약이행기간 등은 연차별 계약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은 파기환송 되어 서울고등법원에서 판결되었고, 여전히 대법원의 판시에 따라 추가 간접비의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판단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 건설사들은 우선 총괄계약상 예정된 준공일 이후 체결한 각 연차별 계약기간 전체에 대하여 ‘기타 계약내용의 변경’으로서 추가 간접비를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기존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국가계약법령 등에서 정한 ‘공사기간 등 계약내용의 변경’은 구체적인 권리의무가 확정된 연차별 계약에서 정한 공사기간 등 계약내용의 변경을 의미한다며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각 연차별 계약의 준공대가 수령전 계약금액 조정신청에 따라 연장된 연차별 계약의 공사기간에 발생한 간접비를 추가 지급하라는 건설사들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은 계약금액 조정신청을 폭넓게 해석하며 추가 간접비의 일정 부분을 인정하였다.

 

 

 

정종채 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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