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민ㆍ투자자 '피해 파장' 클 듯
중단 사업지는 성남 구도심 2단계 재개발사업으로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 금광1, 중동1, 신흥2, 수진2 등 총 4개 구역으로, 이 중 금광1, 중동1, 신흥2 등 3개 구역은 사업시행인가까지 난 상태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가 이처럼 사업시행 인가까지 난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포기키로 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LH가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성남 지역주민을 포함, 투자자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재산상 피해를 입는 등 이 일대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더구나 LH는 아직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은 다른 사업지구에 대해서도 사업성을 면밀히 따지고 있어 추가 사업 철수 선언이 나오면 성남 재개발 현장 뿐 아니라, 다른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작년 12월 신흥2·중1·금광1동 3곳이 사업승인을 받아 올해 시공사 선정과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LH 측은 10년간 추진해 온 사업을 포기하는 이유로 사업성 악화와 자금난을 들고 있다. LH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분양가격의 기준이 되는 사업지 주변 아파트 시세가 3.3㎡당 1200만원으로 떨어지면서 2단계 사업구역 건설원가는 1300만원에 이르러 사업성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만약 사업을 계속할 경우 분양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없어 결국 권리자인 주민들이 모자라는 사업비를 내야 함에 따라 재산상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업추진과정에서 표출된 주민 간 갈등 뿐 아니라, 고도제한 완화에 따른 재설계 비용 부담, 부적격 세입자에 대한 전세자금 지원 등 무리한 요구로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선 LH가 처음으로 사업 포기란 극약 처방을 성남시 재개발로 결정한 것을 최근 성남시에 대한 '반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남시는 최근 “판교신도시 조성사업에 들어간 비용 5200억원을 LH에 갚지 못하겠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 있다. LH 측은 "사업 포기가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에 대한 반격으로 비칠까봐 우려된다"며 "일반적으로 사업성 검토는 3~4개월 이상 걸리는데 공교롭게 시기가 겹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LH로부터 갑작스럽게 사업 철수 통보를 받은 성남시는 당혹스런 상황이다. 성남 구도심은 신임 이재명 시장의 지지 기반으로,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으로 민심이 악화되면 취임초기인 이 시장에게 역풍이 불 것이 예상된다. 실제로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LH의 사업 포기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성남시 구시가지는 부동산 권리관계가 복잡한 데다 인구밀도도 높아 원주민 자력으로 재개발이 불가능한 곳으로 평가돼 왔다. LH가 이같은 이유로 사업을 맡았으나 결국 포기 선언을 함에 따라, 지방공사 가운데 사업시행자를 정하거나 민영조합으로 전환이라는 카드가 남게 됐다. 하지만 공기업인 LH마저 진통을 겪으며 10년간 끌어온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면 또 한번 장기간의 사업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윤경찬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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