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윤학수 회장, 대의원 10% 마음 헤아려야경쟁 후보 사퇴 속 치러진 선거 총회도 비공개했다니
대한전문건설협회 제13대 회장 선거가 윤학수 현 회장의 연임으로 싱겁게 끝났다. 경쟁 후보로 나섰던 이승성 후보(은민에스앤디 대표)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2일 “편파적 선거전”을 주장하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윤 회장은 아무리 대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마냥 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협회 선관위는 총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는데, 이는 스스로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묶은 격이다.
4일 열린 대한전문건설협회 2024 회계연도 제2회 임시총회는 사실상 윤학수 회장의 독무대였다. 윤 회장은 투표에 참여한 132명 중 90%를 넘는 120명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윤 회장이 이번 선거전에서 대의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윤 회장은 당선 확정 후 소감을 발표하면서는 대의원들의 지지에 감격해서였는지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학수 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등을 돌린 나머지 10% 대의원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날 선거 총회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협회 선관위 관계자들이 취재진의 총회 현장 출입을 막은 것이다. 국내 핵심 건설단체 수장을 뽑는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기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는 건설 유관 단체들의 ‘선거 총회 공개’와 비교해봐도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본지에 “선거 총회는 비공개가 원칙이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날 총회가 열린 협회 대회의실 안에서는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5만여 회원사를 이끌 수장을 뽑는 총회 현장에서 참석 대의원들 간 모종의 이유로 이견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5만여 회원사가 활동하는 대한민국 핵심 건설단체의 수장을 뽑는 선거는 무엇보다 ‘공정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비쳐야 한다. 그래야 정당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증표는 선거가 끝나고 경쟁 후보가 승패를 순순히 인정하며 당선인의 손을 들어줄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표면적인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일 것 같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주장하며 경쟁 후보가 사퇴했고, 단독 후보의 독무대로 압도적인 지지 하에 선거가 끝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전문건설협회 선관위는 ‘선거 총회 현장 문’을 활짝 열어도 모자랄 판에 꼭꼭 잠그기에 급급했다. 왜 굳이 참외밭에서 신발 끈을 묶는 격의 의심을 사고 있느냐는 의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윤경찬 편집국장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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