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무원 시절 마지막으로 담당했던 전철업무 중 일산선 개통을 앞두고 분야별 실무 담당자 30여 명이 며칠 동안 함께 시발역부터 종착역까지 지하철 선로를 함께 걸으며 각자 담당 분야를 점검했던 기억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1991년 지축~삼송~화정~대곡~백석~마두~정발산~주엽~대화 간 일산선 공사가 시작된 후 1991년 6월 삼송~화정 간에 당시 고양 군청 소재지인 원당읍을 경유해야 한다는 민원에 따라 삼송~화정 간 직선 노선을 원당읍을 경유하는 곡선 노선으로 변형하여 원당읍 성사리에 성사역을 추가하였다가 개통 시 역명을 소재지 읍의 명칭인 원당역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철도청 기존의 광역전철망과 일산 신도시와의 연결계획으로 비용이 절감되고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교류 25,000V의 좌측통행 기준으로 착공했으나 일산신도시는 광역철도망이라기보다는 서울시의 연장노선으로 서울지하철 3호선과의 연계 운행되어야 한다는 여론 등에 따라 철도청의 광역전철망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 직류 1,500V와 우측통행을 채택한 서울지하철과 같은 시스템으로 설계를 변경하게 되어 계획보다 개통이 늦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1996년 1월 30일 정발산역에서 개최된 개통식에는 김영삼대통령께서 참석하시어 관계자들의 노고를 칭찬해주신 말씀에 모두 흡족해했던 것으로 기억되며, 정발산역의 경우 당시 모 백화점에서 지하철과의 연결통로 개설을 요구하여 현장을 방문해보니 전철 이용객에게 아주 편리한 통로가 된다는 확신에 공사비용을 박화점에서 부담하는 조건으로 승인한 후 연결통로가 뚫린 현장을 보고 참 잘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일산선의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은 철도청 시발역이 지축역이고, 서울지하철 3호선 종착역이 지축역이다 보니 하나의 선로상에 2개의 역이 나란히 건축되어 각각의 직원을 배치하고 각각 운영하는 좀 우수꽝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통합을 추진하게 되었고, 당시 서울시 지하철 측에서는 통합협상에 부정적이어서 국가기관이 지방자치단체와 대결하는 것 같은 꼴이 되어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으나 철도청이 양보하여 지축역을 폐지함에 따라 하나의 지축역으로 통합되었던 일도 있었으며, 그즈음에 1호선 신도림역 지하통로에 철도청의 매표소가 개설되어 있었으나 폐지해도 이용 여객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폐지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2021년 통계에 의하면 일산선의 연간 승·하차 인원은 6,280만 명으로 하루 평균 172,000 명이며, 하루평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삼송역의 경우 이용객은 약 3만 명, 가장 적은 대곡역은 약 2,700명이 이용하여, 한국철도공사 광역철도 적자 노선인 경부선, 경춘선, 안산선, 일산선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노선이 일산선으로, 기존 한국철도공사의 광역철도망에 연계되지 못하고, 서울지하철 노선의 연장선상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일산선에는 한국철도공사의 차량기지가 없어 서울교통공사의 차량기지인 지축차량사업소를 이용하는 등 경영 및 운영상 어려운 여건에 있는 노선이라 생각된다.
손길신 전 철도박물관장의 철도역사 이야기는 ‘제103화’에서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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