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트램 ‘2차 논란’… 공중가선이냐, 지면급전이냐

대전시·철도연, 100% 무가선 트램서 가선 방식으로 선회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1/06/02 [09:54]

대전 트램 ‘2차 논란’… 공중가선이냐, 지면급전이냐

대전시·철도연, 100% 무가선 트램서 가선 방식으로 선회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1/06/02 [09:54]

“배터리 용량 문제로, 30%는 공중가선 설치해야”

공중가선 설치 두고 지역간 ‘이기주의·홀대 충돌 내포

업계 “지면급전시스템이 무가선 트램 취지에 적합”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현대로템과 개발한 무가선 트램                         © 매일건설신문

 

당초 100% 무가선 트램(배터리 탑재 방식)으로 검토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이 ‘배터리 차량 + 공중가선’ 급전 방식으로 선회한 것은 대전 트램의 전체 연장이 36km가 넘고 국내 기후 상 혹서와 혹한을 위한 냉·난방 장치의 에너지 공급 규모를 고려했을 때 100% 배터리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전시의 의뢰로 ‘대전 트램 운영계획 수립 도로영향 분석’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 2월 대전시 주최로 개최된 ‘대전 트램 급전 및 노선운영 방식 용역결과 전문가 토론회’에서 트램의 안정적 급전을 위해서는 가선을 전체 구간의 3분의 1가량 설치해야 안정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안을 내놨다. 그런데 이 안은 지난달 대전시가 총연장 36.6km, 정거장 35개, 차량기지 1개를 건설한다는 대전 트램 당초 계획에서 지난달 대전역을 포함한 노선안을 새로 발표하면서 1.2km 연장됐다. 이에 가선 구간이 30%에서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가선 길이를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언덕인 경우에 가선을 우선적으로 도입하면 가선 길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공중가선’ 급전방식은 향후 건설 시 지역 주민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은 공중가선 설치 우선 지역을 오르막길이 있는 곳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공중가선 설치 지역 선정 과정에서 ‘지역 이기주의’와 ‘지역 홀대’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철도 산업계에서는 ‘지면급전시스템(APS)’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검증됐다는 논리다. 당초 대전시가 도시 경관을 위해 공중가선을 설치하지 않는 무가선 트램을 도입한 취지와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차량제작사인 현대로템과 철도기술연구원의 이해관계로 대전 트램을 위한 우수한 급전기술이 외면되고, 기술적인 상황까지 왜곡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철도기술연구원은 국가R&D를 통해 무가선 트램을 개발한 바 있다. 철도기술연구원이 해당 무가선 트램을 국내 노선에 도입하기 위해 무리하게 무가선 트램 방식을 끼워 맞추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지면급전시스템(APS)’은 해외 철도차량 및 신호 제작사인 A사가 대전시에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철도기술연구원과 A사는 특히 ‘지면급전시스템(APS)’의  설치 비용과 국내(대전) 환경 부적합 여부 등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도시철도에서 km 당 공중가선 설치비용은 약 10억원 정도였는데 지면가선인 APS 경우 해외자료를 조사했을 때 지중가선의 약 5배가 든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사는 “APS가 일반 가선 대비 5배가 비싸다는 철기연 검토내용은 오류”라는 입장이다. 대전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이 일반 지하철이나 외국 트램에 쓰이는 노선 전체가 가선급전일 경우의 가선을 기준으로 잡고 그 대비 5배 비싸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시가 발표한 ‘배터리+공중가선’의 형태에서는 훨씬 복잡하고 비싼 가선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부적합 여부로도 이견이 크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면급전시스템의 경우 비가 와서 물에 잠기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지면급전 방식을 도입한 유럽은 (대전보다) 비가 적게 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의 강수량 등 환경 부적합에 대한 물음에는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지면급전시스템의 경우 겨울에는 밤 사이에 얼지 않게 부동액 같은 것들을 발라놔야 하고, 여름에 비가 많이 와 레일 높이 정도만 물이 차도 급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는 “트램은 기본적으로 레일자체가 지면보다 높게 설치돼 자연배수가 이뤄지게 설계된다”며 “APS가 운영 불가능한 홍수 등의 경우는 저상트램 내부로 물이 들이치는 수준인데, 이 경우에 APS의 문제가 아니라 트램 운영자체가 불가한 상황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대전 트램을 두고 대전역 경유 노선을 포함해야 한다는 문제가 불거진 데 이어 무가선 트램 배터리 용량 한계에 따른 급전 방식의 ‘2차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철도 산업계에서는 대전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이 무가선 트램을 고수하기보다는 차라리 전구간 공중가선을 도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물론 대전시가 시민들과 합의를 해서 전면 공중가선 (도입이) 가능만 하면 그게 전체적인 비용면에서는 싸다”고 말했다.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당초부터 제시된 용역이 최적의 방안제시가 아닌 가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전체가 무가선이 안 된다면 가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가 철도기술연구원 개발 무가선 트램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철도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철도연에서 개발한 무가선 트램을 적용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WTO 체제에서 철도차량은 무조건 국제입찰을 해야 하는 만큼 해외에서도 배터리 방식으로 차량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철도기술연구원 트램 개발팀과 이번 ‘대전 트램 운영계획 수립 도로영향 분석’ 용역팀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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