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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한 서울교통공사 ‘성희롱’ 파문… 노조의 사측 길들이기?
신기술 도입 주도해온 A처장 vs 인력감축 반대해온 노조와 대립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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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0/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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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통공사 본사     © 매일건설신문


서울교통공사 기계처장 A씨가 성희롱 파문으로 직위해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내부적으로 과잉 대처였다는 지적과 인력증원 문제를 두고 사측과 대립해온 노측이 ‘사측 길들이기’ 차원에서 관련 업무를 주도해온 A 처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4월 24일 A와 기계처 간부 5명이 노조 지회장 B씨를 포함한 기계지회 지회장 4명과 노사 상견례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A처장은 “강원도 인제에서 군 생활하는 아들을 면회하러 갈 때, 경유지인 춘천에 살고 있는 중학교 여성 동창과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 그(동창)는 패러글라이딩을 배우는 등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다”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에게 스마트폰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여줬다. B씨가 춘천에 살고 있고, A와 B는 동갑으로, 이날 참석한 9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이날 모임은 화기애애하게 끝난 듯싶었다. 그러나 노조 지회장 B는 이후 공식적인 노사 상견례자리에서 업무적인 이야기 나눴고 서로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며칠이 지난 후 B는 A처장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행위(언행)를 한 만큼 인사 조치를 해야 한다고 문제 삼았다.

 

A씨는 황당했다. 자신의 언행이 대한민국 50대 성인 남자로 하여금 성적수치심을 느낄게 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A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 불화’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조 측에 여러 차례 사과를 시도했지만 B지회장은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사측과 노조 지회장 B씨를 포함한 노측은 A처장이 기계 직원 모두에게 공개 사과문을 보내고 관련 부서에서 A를 전보 조치 후 성희롱 교육을 실행하면 모든 일을 불문에 부치기로 5월 18일 합의했다.

 

A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음에도 인사상 불이익, 사측 대표로 회사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개 사과문을 작성해 사내전산망에 게시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B는 당초 약속을 어기고 이틀 후 회사 ‘양성평등팀’에 신고했고, A처장은 이날 직위해제 및 대기 등 인사조치와 신정차량사업소 내 ‘사업운영단’으로 전보발령을 받았다.

 

서울교통공사 양성평등팀은 노사상견례에 대해 업무관련성을 인정했다. 또한 핸드폰 사진을 보여주며 ‘여성 동창’을 만나자고 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평등팀은 “의도가 무엇이든 합리적인 피해자의 관점에서 볼 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야기하는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이 같은 처분을 두고 과연 정당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에서 “성희롱이 객관적으로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판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양성평등팀은 피해자(주관적)의 관점만을 부각한 것이다.

 

이와 함께 양성평등팀 심의위원은 A처장의 공개사과문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해서 작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개사과문에 큰 비중을 두고 심의해 5:3으로 성희롱 판결을 내렸다. 결국 A처장의 공개사과문은 성희롱을 부당하게 시인한 증거로 작용한 셈이다. 

 

이번 사건의 내막에는 사측인 A와 노측대표로 있는 B의 해묵은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처장은 약 10년 전부터 회사에서 추진했던 5~8호선 자동제어개량화, 미세먼지 저감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다. 노측은 인력 증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으나 A는 회사의 재정적 부담 등을 이유로 인력 증원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기계2지회장인 B씨는 “자동제어 개량화 완료 후부터 A가 기계처장으로 있으면 인력 감축이 될 것”이라며 “기계3지회장과 함께 기계직원들 모두가 이를 막아야한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사측 대표인 A처장을 조직에서 배제하려는 의도에서 노조 지회장 B씨가 A처장을 무리하게 ‘성희롱 사건’에 연루시켰다는 의혹이다.

 

한편 현재 대기발령 중인 A처장은 B지회장을 무고죄, 명예훼손과 강요죄로 고소한 상태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울시 응답소를 통해 성희롱고충심의 개최 결과의 부당성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해 서울교통공사 감사실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본지는 노조 측의 입장을 듣기위해 B지회장과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B지회장은 30여 년간 노조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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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주민 20/10/26 [12:21] 수정 삭제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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