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6조 적자 서울교통公, “이러다 문 닫을 판”“PSD· 필터 청소·후생복지관 등 인력낭비 자구책 마련해야”“이러다 진짜 문닫을지도 모릅니다. 누구 하나 희생하는 사람이 없으니...” 서울교통공사 노조관계자 A씨의 자조섞인 말이다.
서울교통공사 적자는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적자 규모는 올해만 9540억원이며 총 16조원에 달한다. 서울교통공사 한해 손실은 통상 5천억원 정도인데도 교통공사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만 바랄 것이 아니라 당장 인력재배치 등 자구책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제기되고 있다.
불필요한 곳에 인력이 과다하게 배치됨으로써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스크린도어(PSD)관리인원이다.
2016년 5월 28일 구의역 PSD 김군 사망사고 후 안전에 대한 문제로 PSD를 정비하던 외주업체인 은성PSD, 유진메트로컴 직원들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됐으며 인원도 175명을 증원했다.
A씨는 “구의역 사고를 전후해 PSD에 인력은 대폭 증가돼 1인 출동 위험이 없어졌으며, 센서는 교체돼 출동 건수가 줄어들어 근로조건이 개선됐다”면서 “급여는 급격히 올라 처우는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PSD단 정원은 550여명이며, 고장발생률은 97% 감소했으며, 비정규직시절 160만원이던 월급은 현재 신입사원 초연봉 4천여만 원인데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전업무라서 정규직화 하는 것은 맞지만 ‘승강장안전문 설치 및 장애 현황’을 보면 서울시·공사·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 그리고 국민들이 경영효율에는 한참 오버해서 반대로 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또한 전동열차검수 경정비 파트 중 외주였던 업무가 있는데 그건 바로 ‘필터류 청소’다. 구의역 사고 이후 이 업무를 하던 외주회사 또는 자회사에 있던 직원들도 PSD외주회사 직원들처럼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됐다.
안전업무와 무관한 전동차 객실 내 천장에 있는 에어컨필터를 탈거해 세척장에서 고압분무기로 씻어 낸 후 건조대에서 건조 후 다시 전동열차 천장에 장착하는 단순한 업무다.
하지만 공사 정규직원이 돼 18년만 지나면 4급까지 자동승진하고 현재가치로 연봉 7천만원도 넘게 받게 된다. 교통공사의 정상화를 바라는 입장에서는 이해 못할 부분이다.
A씨는 “자회사나 외주회사로 두더라도 고졸 이하의 학력이나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취업약자들을 채용하고 공사 직원들 연봉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는 게 다방면에서 효율적이라 본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남아도는 인력배치와 정규직화는 비단 PSD·필터 청소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의역 사고 이전부터 안전업무인데도 불구하고 외주 준 업무가 많았고 안전업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구의역 사고를 기점으로 정규직이 된 업무가 있다. 바로 후생관에 종사하는 무기계약직 직원들이다. 이들을 주로 식당 찬모, 목욕탕 청소원, 이발사, 면도사, 매점 판매원 등이다.
A씨는 “이들이 무기계약직일 때도 연봉 4천이 넘었는데 일반직화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 나가도 한참 잘못나갔다. 민간 회사라면 이러겠는가”라고 성토했다.
‘늦었을 때가 빠르다’(만시지탄)는 말이 있듯이, 이제라도 서울교통공사는 인력이 허투루 사용되지 않고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최소한의 적자라도 메우려는 노력을 시도해야한다.
/변완영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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