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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 판례 이야기]⑬
내국인과 해외공사 하도급계약 ‘한국 하도급법’ 적용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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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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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원사업자·해외수급자간…하도급법 적용 안 돼

 

▲ 정종채 변호사  © 매일건설신문

Q> 사우디아라비아 발전소 건설공사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회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공사하고 있는 전문건설회사가 대기업의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 내국인과의 하도급계약체결 시 준거법을 ‘영국법’으로 했다면 어느 법을 따라야 하나? 한국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없나?

 

A>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하도급법 적용대상이므로, 갑질은 불공정하도급행위로 철퇴를 때릴 수 있다. 하도급계약에서 준거법을 다른 나라 법을 적용하기로 계약했다 하더라도, 행정법 측면의 하도급법은 적용되므로, 시정조치, 과징금부과처분 심지어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한 하도급계약에서 한국 하도급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한 판결은 없지만 공정거래 관련 법령 중 하나인 ‘약관규제법’과 관련해 외국적 요소가 강한 거래에서 당사자들이 외국법을 적용하기로 했다면 반드시 한국 약관규제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이 있다(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다28185 판결). 

 

하지만 이러한 법리는 해상, 보험 등 외국적 요소가 강한 법률관계에서만 그런 것인데, 국내 건설회사들이 해외 공사에서 하는 하도급계약을 두고 외국적 요소가 강한 법률관계라 볼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위 판결은 민사적, 사법적 영역에서만 약관규제법 적용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고 약관규제법의 공법적 규제가 배제되지는 않는다. 

 

특히 국내 사업자들 간에 계약을 하면서 약자 보호를 위한 법률 적용을 피하기 위해 준거법을 외국법으로 하는 것까지 허용하는 것은 심히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보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내사업자 간에 해외 건설공사에서 준거법을 타국 법으로 하더라도 당연히 한국 하도급법이 적용된다. 

 

다만, 한국법의 역외 적용과 관련해 국내 사업자들 간의 해외 공사도 있지만, 외국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 간의 공사계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하에서 경우의 수를 나누어서 살펴본다.


먼저 원사업자, 수급사업자 모두 국내 사업자인 경우 국내하도급법 적용된다. 속인주의에 따라 국내 사업자들이 해외에서 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내법이 적용됨이 원칙이다. 다만 국내 사업자들이 설립한 해외법인은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사실상 국내 법인들의 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는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있다.

 

두 번째 원사업자가 국내 사업자이고 수급사업자가 외국 사업자인 경우는 하도급법 적용 안된다. 외국법인은 규모와 무관하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하도급법상의 수급사업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도급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더욱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외에서 발생한 외국법인에 대한 하도급거래를 하도급법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 국내법인의 현지법인 역시도 해외법인이므로 결론은 동일하다.

 

한편, 원사업자가 국내 법인의 해외 자회사인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행위자가 국내법인이 아니므로 속인주의 원칙으로는 국내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원사업자에게 건설관련법상의 자격을 요구하는 건설하도급은 더더욱 성립할 수 없다.

 

세 번째, 원사업자·수급사업자 모두 외국 사업자인 경우, 특히 두 사업자가 국내 법인의 해외 계열사인 경우 국내공사라면 하도급법이 적용될 여지도 있지만 해외공사라면 적용되지 않는다.

 

외국법인은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른 중소기업이 될 수 없으므로, 하청업체가 국내법인의 해외계열사라면 원칙적으로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없다. 다만, 명목상의 거래 당사자들만 국내법인의 해외 현지법인일 뿐 실제 주요한 계약사항을 교섭하고 결정하고 계약을 이행한 주체가 국내법인이라면 어떻게 되는가? 사실상 국내법인 간의 하청거래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실질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 간에 실질적인 하도급거래가 성립한 것으로 보고 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있다.

 

국내 모회사 간에 실질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는 거래업체 선정부터 계약체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실제로 국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국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의 출자비율, 실질적 지배권 여부 및 해외 자회사의 설립 동기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형식적 거래와는 달리 실질적 거래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거래의 특별한 사정이므로 이를 주장하는 측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본다. 

 

네 번째, 원사업자가 해외법인이고 수급사업자가 국내 사업자인 경우는 공정위는 부정적이나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외국법인에게 하도급법상의 의무를 강제하기에 실무적인 난점이 있고 더하여 하도급법이 국내 경제질서를 규제하기 위한 국내법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실무적 입장은 외국법인을 원사업자로 보지 않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국법인이 국내 중소기업에게 위탁한 경우 그 외국법인을 원사업자로 보지 않는다거나 또는 하도급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나 근거는 없다. 외국법인이 국내법이 적용되는 영역에서 활동한다면 당연히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실무적인 난점이나 마찰은 법적용 예외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정종채 변호사(하도급법학회장, 법무법인 에스엔 조세/공정거래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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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외부필진에 의해 작성된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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