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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도·나쁜 결과’ 반복되는 건설정책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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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9/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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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준 연구위원  © 매일건설

우리에게 “브루투스 너마저”란 셰익스피어 비극 ‘쥴리어스 시저’의 대표적 대사로 익숙한 고대 로마 최고의 권력자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생전 여러 명언을 남겼고 그중에는 “아무리 나쁜 결과로 끝난 일이라고 해도 애초에 그 일을 시작한 동기는 선의였다(All bad precedents begin as justifiable measures)”라는 명언 또한 속담처럼 남아 현세에도 종종 사용되곤 한다.

 

대표적으로는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발명이라던지,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이라던지 여러 역사적 사실을 부차적으로 설명할 때 2000년 전 카이사르의 명언은 딱 들어맞는 비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정책이나, 규제의 역설 현상이 발생할 때 많이 언급되곤 한다. 이는 정책을 통해 혜택을 받는 집단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손해를 보는 집단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양면성을 가진 정책 자체의 특성 때문에 정책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항상 상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설정책의 경우 관련 부처의 다양성과 산업의 규모가 크다는 점,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한 점, 대표적 규제 산업이라는 점에서 타 산업보다 그 정책의 양과 내용이 매우 복잡하고 수시로 정책이 수립되기에 선한 의도의 정책이 나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러한 문제는 건설업계의 오랜 이슈인 ‘적정공사비’ 지급과 관련하여서도 계속해서 발생 중이다. 일례로 사회적 약자 보호를 중점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는 건설근로자 및 하도급자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계속하여 국민연금보험료, 국민건강보험료, 퇴직공제부금비, 노인장기요양보험료,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안전관리비 등에 대해 낙찰률 적용을 배제하여 건설현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재해 예방을 위한 비용의 추가 확보를 꾀하였다.

 

이 외에도 하도급 적정성 심사 기준을 강화하여 원도급자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통한 하도급대금의 감액 계약을 제한하는 제도 또한 도입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추진과 관련하여 함께 고려되고 같이 연동되어 변화해야 하는 전체 공사도급액에 대한 낙찰률과 예정가격 결정 구조는 변화하지 않았기에 원도급자가 도급받는 금액은 변화가 없어 실제 순공사비가 감소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결국 계약상대자의 공사비 부족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위, 전체 총량은 변화하지 않은 채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의 정책 운용의 결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정부는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기능인력에 대한 적정임금제 지급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논의 중인데 주요 방향으로 발주자가 책정한 직접노무비 또한 앞선 사회보험료 낙찰률 배제와 같은 비경쟁 방식의 도입을 주요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공사비에서 직접노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타 비목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만약 해당 정책이 추진된다면, 원도급자의 공사비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 외에도 최근 법안 발의된 「건설안전특별법」의 경우도 원도급자가 안전시설물을 직접 설치하도록 규정한 사항이나, 산재보험을 넘어 근로자 재해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등 계약상대자 입장에서 추가적인 본사 지원조직 운영 및 비용 발생이 필요한 의무조항을 마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연관된 간접비용 계상은 미고려되어 있어 원도급자에게 일방의 비용을 전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해당 법안 및 정책을 입안하는 규제당국과 적정공사비를 계상하는 예산당국과의 견해차는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나, 정책 추진에 따른 피해를 계약상대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개별 정책의 도입목적 달성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계속하여 든다.

 

좋은 의도만을 가지고 대증요법을 반복하는 건설정책은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 정책이 미칠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보다 세밀함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 입안 시 특히 규제 입법에 관하여서는 더 이상 규제당국 일방의 정책 결정보다는 보다 다각적인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숙의(熟議) 절차 고도화가 이제는 체계적으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전영준(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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