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5.8% 감소한 145.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감소세가 3년 연속 지속하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국내 건설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해 부진할 전망이다. 수주 감소의 원인은 공공 수주가 도시재생사업 및 생활 SOC 발주 증가 등의 영향으로 9.8% 증가하지만, 민간 수주의 감소 폭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민간 수주는 주택과 비주거 건축 수주가 부진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할 전망이다. 최근 민간 수주 규모가 공공 수주의 2배를 조금 넘고 있기 때문에 공공 수주가 10% 가까이 증가해도 민간 수주의 감소 폭을 만회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국내 건설수주와 약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도 2018년부터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건설투자는 실제 공사가 진행된 물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건설수주가 미래의 공사물량을 예측케 하는 선행지표인 반면, 건설투자는 대표적인 건설경기 동행지표이다. 이 건설투자가 2019년에 전년 대비 4.1% 감소해 2018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투자액 자체도 2015년 이후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부진할 전망이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감소세가 2019년에도 이어짐을 감안하면, 2020년에도 건설투자의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거시경제와 민간 건설경기 침체시 정부 SOC 예산 증액을 통해 경기침체의 완충 역할을 한 반면, 2018년에는 정부 SOC 예산이 14% 급감했다. 2019년 정부 SOC 예산이 4% 증가했지만, 2015~2018년 동안 총 7.1조원의 예산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했다. 2019년 들어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대책, 생활 SOC 3개년 투자계획 등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2020년 하반기 이후에나 건설경기 견인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9.13대책을 중심으로 강력한 부동산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경기의 빠른 하락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건설경기는 대략 10년 정도의 주기를 가지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때문에 2010년대 중반 호황을 지나 건설경기가 하락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하락 속도는 통상적인 경기하강 속도의 2배 이상이다. 건설투자는 2017년 중반 정점을 지나 후퇴국면에 접어들었는데, 1년 정도 지난 2018년 하반기에 바로 불황국면에 진입했다. 호황국면에서 불황국면으로 진입하는 기간이 과거에는 통상 2년 반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과거에 비해 2배 이상 속도가 빠른 것이다. 특히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대외적 경제위기가 없는 가운데도 건설경기가 이런 속도로 하강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공부문의 완충역할이 미흡한 때문이다.
건설경기의 빠른 하락세는 국내 경제성장과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2017년 상반기 동안 건설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은 약 50%를 차지하며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2018년 하반기 이후 기여율은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하락했다. 2019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4.1% 감소하는 것은 2019년 경제성장률을 0.6%p 감소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경기의 빠른 하락세는 국내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18년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던 건설업 취업자 수가 2019년 들어 3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2019년 건설투자가 전년 대비 4.1% 감소하는 것은 취업자 수를 13.8만명 감소시키는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건설경기 경착륙 방지를 위해서는 도시재생사업, 생활SOC사업, 민간투자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비롯해 투자 활성화 대책들의 신속한 추진이 중요하다. 2020년 정부 SOC 예산을 증액 편성하는 것도 필요하고, 부동산 규제의 강도 조절을 통한 주택투자의 급락세를 방지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홍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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