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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인간과 자연의 상호 관계성 가진 문화자산”
[특별인터뷰] 배병길 도시건축연구소 대표 (현 한국건축가협회 명예회장)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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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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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문화의 속성 바탕…시대적 과제
스마트 시티, 건축에 ICT결합… 건축가 고민 필요
“자연에 대한 배려가 인간을 위한 것”

 

▲ 배병길 한국건축가협회 명예회장     © 매일건설신문


“건축은 문화이고, 그 행위는 예술의 지난(至難)한 과정이며, 그 결과는 사회공동체의 공유가치를 포함한 국가 문화자산이다” 배병길 한국건축가협회 명예회장은 평생을 건축에 몸담으며 건축의 정의를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건축단체 공공봉사인 제30대 한국건축가협회회장, 제10대 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과 2017 UIA 서울세계건축대회  대회장으로서 굵직한 국제행사를 무사히 치르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신년을 맞이해 매일건설신문이 ‘건축계의 거장’ 배병길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재생·스마트 시티 구축에서 건축가의 역할과 염치의 미학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올해 계획한 중요한 일정은 무엇인가?

국내활동계획으로는 2015년 건축공모전에서 당선된 김천 하야로비공원 김천문화박물관 골조가 2월말에 완성예정이고 부수되는 시설 공사가 진행 중에 있어 현장점검과 도면보완을 완성 시까지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국외활동으로는 지난해 1월에 임명된 UIA-ICC에서 상임운영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UIA(Union of International Architects)의 공식 활동영역은 4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중 ICC (International Competition Commission)의 국제 상임운영위원 12인중 1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위원회 회의가 오는 6월 7일부터 10일까지 카리브해 연안 국가인 아제르바이젠의 수도 Baku에서 개최돼 UIA 국제 포럼에 참석예정이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HEYDAR ALIYEV CENTRE에서 국제 포럼과 UIA 특별총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또한 UIA-ICC 상임운영위원들의 정기 포럼 및 회의가 봄, 가을로 개최되는데 올해는 10월 25일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과 건축가의 역할은?

도시재생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반세기 이상 도시들은 효용을 강조한 기능적 도시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시의 많은 지역을 흔적도 없이 지워 버리고 새로 운 건축행위는 고향과 기억, 향수와 추억을 상실하게 하는 반문화적 ‘싹쓸이식’ 개발방식이었다.

 

그러나 도시재생은 문화적 관점으로 삶의 질과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방식에 있어 시각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건축가들은 도시재생에서 중요한 역할이 과거의 흔적들이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요청과 변화된 욕망을 보완해 좋은 추억을 되살리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생은 문화의 속성을 바탕으로 한 연속적 삶의 궤적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시대 우리들은 이 땅의 도시 및 환경을 잠시 빌려 쓰는 임차인이지 주인이 아님을 인지하고 잘 관리해 후손들에게  전달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스마트 시티’가 건축과 함수관계는 무엇인가?
 스마트 시티(Smart-City)는 자연을 배경으로 최대한 편리하고 쾌적한 인간 삶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된 도시개념이다.

 

넓게 보면 기존 건축의 인식 대상인 자연, 인간, 건축이라는 3개의 상호관계성에서 건축영역에 ICT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된 것이다.

 

또한 스마트 시티는 배경이 되는 땅(자연)의 해석과 고도의 아름다운 도시공간과 형태를 창조하는 역할의 건축가와  ICT 기술의 도시문제를 감지·판단·해결·관리·사전 예방까지를 포함한다.

 

하지만 ‘도시가 왜 스마트해져야 되는가?’ 와 ‘인간을 위한 진정한 도시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은 건축가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아무리 ICT 기술이 발전해도 삶의 공간더듬이 역할을 해야 할 건축가들 부담은 여전히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건축행위에 인간과 자연(환경)의 상호관계를 설정하게 된 계기는?

건축의 출발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건축행위 궁극적 목적은 인간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하기 위함이며, 그 대상인 인간과 배경인 자연에 대하여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결국 건축과 건축행위는 자연, 인간 영역 상호간의 관계성과 상호 작용성에 대한 조정자로서 그 대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염치의 미학’을 표방한 자극과 계기는 박경리 선생과의 대화였다. 당시 환경에 매우 관심이 많았는데 박 선생은 “환경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기적인 인간 위주의 단어 아닌가요?“ 라는 짧은 한 줄의 말씀이 있었다.

 

이에 ‘나의 건축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한 계기가 되었고, 그 후 수년 지속된 지난한 내적 갈등 진원은 ‘나의 건축과 건축가의 행위는 어떠해야 하는가?’로 진화되었다.  

 

인간의 지나친 탐욕은 환경파괴와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 각종 자연재해를 불러일으키고 있고, 이는 결국 인간 스스로 삶을 어렵게 만들게 한다.

 

인간은 자연에 대해 상호의존성의 관계임을 인식해야한다. 또한 올바른 관계정립과 상생을 위한 상호존중·상호보완의 관계에 있음을 깨닫고 공존의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 김천문화박물관 배치도     ©매일건설신문

 

-그렇다면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은 어떠해야 하는가?

인간, 자연, 건축 그 3가지 요소에는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상호순환성과 상호침투성에 의한 상호관계성의 존재방식에 의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성이 존재한다.

 

특히 인간과 건축은 자연을 떠나 존재할 수 없는 자연에 매우 의존적인 관계에 놓여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관계성과 작용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타자(他者)에 대한 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염치’의 함의적 가치가 나의 건축행위에 중심 화두가 됐다.

 

그 정신적 자세는 건축가로서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조정해야 하는 건축가로서 마땅히 지녀야할 기본적인 윤리적 자세임을 믿고 있다. 

 

-‘염치의 미학’으로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

염치(廉恥)의 의미를 처음 사용한 분은 유향이 지은 중국의 고전 '관자(管子)'에 등장한다. 여기서 ‘염’과 ‘치’는 예(禮)와 의(義)와 함께 “예·의·염·치“로 함께 사용돼 ‘사유(四維)’라 불리며 나라를 지탱하는 중요한 키워드였다고 한다. 

 

또한 맹자는 “사람이 부끄러움이 없으면 안 되니,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면 비로소 부끄러워 할 일이 없게 된다” 고 하였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는 삼가는 자세, 즉 절재와 중용의 가치가 중요한 가치로 매우 포괄적인 함의의 단어이다. 

 

맹자는 ‘염치’가 행동과 말이 지나치지 않게 하는 마음과 양심의 종소리 같은 파수꾼 역할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고 생각했다.

 

염치의 건축미학은 인간, 자연, 건축의 상호관계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하는 건축가로서 윤리적 자세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정신적 가치와 건축가의 건축행위에 있어 스스로 일깨우고자하는 성찰적 자세이고 또한 실천적 미학을 말하고자 함이다.

 

특히 건축행위를 함에 있어 건축가는 건축의 배경이 되는 타자, 즉 자연에 대한 배려가 결국은 인간을 위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염치의 미학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서 나 아닌 타자에 대한 배려이며 모든 사물과 인간은 상호의존관계와 상호작용의 관계에 있음을 ‘존재에서 관계로’, ‘관계를 넘어 윤리로’ 나아감을 표방하는 건축정신의 한 부분인 것이다.

 

-명예회장으로써 후배 건축가들,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나 당부는?

대다수 후배 건축가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나름의 논리로 잘하고 있다. 건축가들에게 건축 작업은 의식이 깨어있음과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 환경은 각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건축가는 어차피 ‘길 없는 길을 가는 사람이다’ 어느 시점을 위해 묵묵히 실력을 닦아야 한다고 조언해 주고 싶다.

 

사실 내 자신 후배, 후학이랄 것도 없고 나도 행하면서 배우고 있으니 나와 후배가 다른 처지가 아니라고 또한 생각한다.

 

▲ 배병길 회장의 작품인 김천고'예지관'     © 매일건설신문


 

 

 <배병길 회장 프로필>
- 배병길 건축연구소 대표(현)

- UIA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 대회장

- 한국건축단체연합 대표회장

- 한국건축가협회장
- UCLA 건축대학원
- Charles W. Moore & UIG
- 김중업 건축연구소
- 중앙대학교 졸업

 

 

/변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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