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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업계 “해외 대형모델 도입, 국내 기업 다 죽는다”
베스타스(Vestas) 키워낸 덴마크 정부의 사례 참고해야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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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07 [08:0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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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건설자금의 30% 지원… 탄소세·에너지세 환급
업계 “외국산 기자재와 기술격차 줄어… 정책지원 절대적”

 

▲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모습                                  © 매일건설신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 추진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해외사들의 국내 풍력발전산업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사와 해외사의 기술수준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해외 대형 모델의 무분별한 도입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올바른 결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내 풍력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기자재) 가격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기술 격차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본지가 KS(한국산업규격) 인증 모델 기준 풍력기자재 해외 모델과 국산 모델의 발전량과 이용률을 비교한 결과 국산 풍력기자재는 해외사와 비교할 때 크게 기술력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KS 인증을 획득한 34개 모델(2018년 11월 기준)을 대상으로 발전 이용률을 비교한 결과 2016년 이전에 인증을 획득한 국내 모델의 이용률은 평균 23.8%로 해외 모델의 평균 26.7% 대비 비교 열위에 있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인증을 획득한 모델로 한정해서 보면 국내 모델의 이용률은 평균 33.1%로 해외 모델의 평균 26.8%를 오히려 앞선 상황이다.

 

국내의 은행과 금융사들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관련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풍력산업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천억 원의 자금 대출을 통해 이자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지분 투자에도 참여해 발전 수익·배당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에서도 국산 기자재 적용 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험 가입 등이 불가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남동발전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탐라해상풍력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 1,320억 원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국내 최대 서남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24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주선에 성공했다.

 

유니슨의 경우 지난 2017년 영광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 시 SK증권 금융주선으로 영광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에 2,222억 원을 조달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스(PF)를 완료했다. 정암풍력발전단지 사업에서는 사업비 중 850억 원을 KDB캐피탈, 삼성화재해상보험, SK증권 등으로부터 조달한 바 있다.

 

경제성 확보를 위해 대형 모델 도입을 통해 터빈 설치 수량을 줄이는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델 도입 시 터빈 설치 수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경제성 확보가 용이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이는 너무 단순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EWEA(유럽풍력에너지협회)의 자료를 근거로 한 유럽 해상풍력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 시장의 주력 모델인 5MW(메가와트)급 모델의 경우 처음 설치된 시점은 2010년이었다. 그러나 5MW급이 실질적으로 주력 모델로서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된 것은 2016년이었다. 2016년 5MW급 모델 도입으로 터빈 수 증가폭은 주춤했지만 지난해 기준 560기로 증가했다. 외국산 터빈 이용률의 한계를 보여주는 방증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델 도입 시 터빈 설치 수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경제성 확보가 용이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나 이는 너무 단순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업계는 자구적인 노력만으로는 국내 산업 활성화에 한계가 따른다고 입을 모은다. 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 때까지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풍력발전시스템 기업 베스타스(Vestas)의 경우 덴마크 정부는 이미 1978년 리소 국립연구소에 테스트&리서치 센터를 설치해 풍력발전기 관련 장비의 성능 검증을 지원했다. 1979년부터 10년간 풍력발전 건설자금의 30% 지원해 약 1300기의 풍력발전기가 이 지원금의 혜택을 받았다.

 

1992년에는 전력회사가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소매가격의 85%에 구입하도록 법제화했고, FIT(발전차액지원제도) 제도를 운영하고 풍력발전에 대한 탄소세·에너지세를 환급해줬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대용량 해외 제품만을 선호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제품의 도입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관련 인프라의 확충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국내 실정에 맞는 모델의 도입과 함께 대형화를 위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고, 이와 함께 국내 산업 생태계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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