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71m ‘해저터널’… 수도권 전력 ‘하이웨이’한전, 최초 육상 HVDC 건설 프로젝트… 내년 12월 준공
대우조선해양건설 시공·선진엔지니어링 감리, 519억 투입
지난 12일 충남 당진 부곡국가산업단지 부근 ‘북당진~평택 전력구’ 건설 현장. 발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지하 71m 수직구(작업구)가 까마득했다. 기자는 현장 관계자들과 리프트(lift)를 타고 지하 터널입구로 내려갔다.
전선이 지나가는 ‘해저터널’인 이곳은 국내 최초의 육상 HVDC(초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 구간 중 한곳이다. 북당진변환소와 경기도 평택 고덕변환소 35km를 HVDC 지중케이블로 연결하는 핵심 구간이다.
서해안 중부권역 기저부하(基底負荷)용 화력발전단지 증설 및 안정적인 수도권 전력공급을 위한 평택항 횡단 해저터널로, 현장 바로 옆으로는 서해대교가 우뚝 서 있다.
한국전력은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 발전한 전력을 평택 고덕산단을 포함한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4년 5월부터 ‘북당진~고덕 HVDC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에 따르면, 현재 북당진-고덕 HVDC 건설사업의 시점에 해당하는 북당진변환소는 37%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기 기초·접지 및 건축 전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종점인 고덕변환소는 변환설비 기초 완료 및 기기 설치 중으로 공사는 82%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번 북당진~평택 전력구 건설에는 공사비 519여억원이 투입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감리는 선진엔지니어링이 수행하고 있다. 현재 70%의 공정률을 달성했다.
전력구 현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해저터널 공사 관리 시스템’이다. 전광판에는 현재 굴진현황을 비롯해 통과 지층, 염분 농도, 작업 인원, 근로자 위치 정보 등의 현황이 표시돼 있었다.
공사 관리 시스템은 스마트 안전관리시스템 개발 기업 ㈜지에스아이엘(대표 이정우)이 구축했다. 지에스아이엘은 ‘스마트 건설 안전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제828호) 인증을 받았다. 이번 해저터널 구간에서는 현장에 맞게 시스템이 업그레이드됐다.
한국전력 중부건설본부 이충열 현장 감독관은 “안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해저터널 현장의 작업과 안전상의 리스크가 많이 때문인데, 누구나 쉽게 작업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충열 감독관은 이어 “터널 내 염분농도가 강해진다는 얘기는 해수가 많이 유입된다는 뜻으로 이 같은 정보를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으로 현장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것이다.
전력구 공사구간은 1구간(3,379m)과 2구간(1,845m)으로 나뉜다. 작업을 위해 오르내리는 수직구는 모두 3곳이다. 기자를 비롯해 현장 관계자 등 총 12명을 태운 배터리카(선로용 대차)는 시속 5km로 터널(전력구) 1구간을 진입했다.
현재 총 5,250미터의 전력구 중 1구간은 1,757m까지 굴착됐다. 배터리카로 1구간의 개착 부분까지 이동하는 데 13분이 걸렸다. 2구간은 개착이 완료됐다.
터널 안에는 여러 가닥의 케이블과 함께 굴착 과정에서 나오는 토사(土砂)를 밖으로 배출해주는 배관이 연결돼 있었다. 터널 벽면에는 일정 구간마다 안전관리 시스템의 중계기와 무선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전력구의 지름은 3미터. 콘크리트 두께 20cm를 감안할 때 총 3미터 40cm다. 굴착 후 세그먼트(콘크리트 자재) 5개 조각을 볼트로 연결해 하나의 원형을 구성하면, 내경 3미터, 외경 3.4미터에 이르는 터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터널을 굴착하는 데에는 이수가압식 실드(Slurry Type Shield) TBM(Tunnel Boring Machine)공법이 적용됐다.
이수가압식 실드 공법은 이수를 순환시켜 이수로 막장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커터 헤드로 지반을 굴삭하고, 굴삭된 토사는 이수로써 유체 수송 방식으로 지상으로 반출하는 공법이다. 해수압력을 최소화하고 굴착과 동시에 콘크리트 터널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충열 감독관은 “커터 헤드가 회전할 때 벤토나이트가 섞인 물을 공급해 회전을 윤활하게 한다”며 “굴착과 동시에 세그먼트 조립을 하고 시멘트 밀크 그라우팅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북당진~평택 전력구 공사는 1년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었다. 한전이 2014년 말 신청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당진시가 반려한 이후 불거진 법정공방 때문이다. 이에 한전을 비롯해 시공사와 감리단은 준공 시한을 맞추기 위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영관 선진엔지니어링 감리단장은 “2019년도 12월말 준공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품질을 달성하고 무사고 공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호 대우조선해양건설 현장소장은 “국내 최초의 HVDC 해저터널인 만큼 이번 공사 경험을 토대로 우수한 실적을 쌓고 무엇보다 전기를 적기에 가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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