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보강’이 볼모 됐다… ‘GTX-A 운영 손실보전금’ 소송전 초읽기

‘철근 보강’ 시점 두고 충돌한 서울시와 국토부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6/09/26 [12:26]

‘철근 보강’이 볼모 됐다… ‘GTX-A 운영 손실보전금’ 소송전 초읽기

‘철근 보강’ 시점 두고 충돌한 서울시와 국토부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6/09/26 [12:26]

서울시 “국토부, 기둥 보강공법 조속히 결정하라”

국토부 “국민 안전, 재난 상황 등 종합 고려해야”

철도 업계 “ 시험운행 하면서 기둥 보강 나서야”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월 17일 오전 철근 누락 등 시공 오류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현대건설의 ‘철근 누락’으로 촉발된 ‘서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기둥 보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충돌했다. 서울시는 “현재 시공 단계의 구조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국토부가 보강공법을 조속히 결정하고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를 위한 종합시험운행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객관적이고 철저한 안전성 분석을 통해 검토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한 당연한 절차”라며 보강 방안 검증 용역을 시행 중인 상태다. 

 

“추가 발생 운영손실 보전금 책임, 의사결정 지연 국토부”

서울시는 지난 23일 국토부에 보강공법 결정을 공식 요청했다. 현재 시공 단계의 구조 안전성은 확인됐지만 공사가 진행될수록 같은 강판으로 얻을 수 있는 보강 효과가 낮아진다는 것이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현대건설은 GTX-A 삼성역 기둥 철근 누락 문제에 대해 기둥 외부에 두꺼운 강판을 덧대어 용접하는 보강 공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실시한 영동대로 3공구 긴급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 현재까지 시공된 구조물의 상태와 안전성이 모두 ‘A’로 평가돼 종합평가 ‘A’를 받았다. 지하 2층 상부 슬래브까지 시공된 상태를 반영해 구조물이 버틸 수 있는 힘을 계산한 결과도 허용기준을 충족했다. 서울시는 보강공법 결정이 늦어지면 더 두꺼운 강판이 필요해지고 복합개발 본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정밀안전진단 중간 결과와 지난 9월 10일 외부 전문가 자문 결과를 11일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에 공문으로 전달했다. 이와 함께 보강공법의 조속한 결정과 GTX-A 삼성역 무정차 통과의 조속한 시행을 공식 요청했다. 서울시는 “공법이 결정되는 대로 보강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차 운행시 대규모 이용객 이용, 재난 상황 등 종합 고려해야”

그러나 국토부는 보강공법 결정을 위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23일 서울시의 ‘보강공법 결정 요청’에 대해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기둥 철근 누락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객관적이고 철저한 안전성 분석을 통해 검토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한 당연한 절차”라며 서울시의 요구를 일축했다. 이와 관련,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기둥 보강 적정성 검토 용역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정부합동점검 기간도 당초 7월 20일에서 11월 20일로 4개월 연장된 상태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언급한 정밀안전진단의 중간 결과 종합평가 ‘A’ 등급은 현재 시공 단계에서의 구조물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향후 완공 이후 열차 운행시 대규모 이용객이 이용하는 상황, 재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안전성 검증과 시공오류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행정안전부와 정부합동점검 등을 통해 건설과정의 적정성 검증과 시공 오류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구조 분석의 적정성 검증 및 추가 분석, 자재 성능 검증 등 추가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사업자 ‘운행손실 보전금’ 두고 소송전 예고

이처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울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기둥 보강을 두고 충돌하는 이유는 GTX-A 노선의 ‘미완의 개통’으로 이용객이 예상치 미치지 못하면서 국토부가 민간 사업자인 에스지레일에 운영 수익 감소에 따른 손실보전금을 물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부는 에스지레일과 GTX-A노선 이용객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익 감소분을 에스지레일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실시협약을 2024년 12월 체결했다. 

 

현재 GTX-A는 북부 구간(파주 운정중앙~서울역, 2024년 12월 개통)과 남부 구간(수서~동탄, 2024년 3월 개통)으로 나뉘어 두 구간이 ‘단절 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구간을 연결하는 삼성역에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던 가운데 ‘철근 누락’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이 사안이 삼성역을 지나는 GTX-A 노선 열차의 ‘완전 운행’ 여부를 볼모로 잡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서울시는 철근 누락에 대한 시공사와 감리의 책임은 철저히 규명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뒤에도 결정이 늦어져 늘어난 비용까지 서울시와 시민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삼성역 구간 건설 지연으로 인해 국가 재정(손실보전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의 책임관계에 따라 손실 부담이 필요하다며 연내 서울시에 손실보전금에 대한 구상금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철도업계는 의아… “왜 하필 지방선거 전에” 

철도건설업계 사이에선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철근 누락’ 사건이 이슈화된 점에 대해 의아하다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0일 시공사와 감리단으로부터 철근누락 사실을 최초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당시 현장 전문가들과 국토부, 철도공단, 서울시 등 발주청에선 ‘철근 누락’이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는데, 굳이 반 년이 지나 지방선거 직전에 ‘국민 안전’으로 이슈화된 점에서 볼 때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 시점을 두고 업계는 이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철도공단은 GTX-A 노선 전 구간의 2026년 중 개통을 위해 3월 사전점검에 이어 종합시험운행을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토목구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서울시의 주장처럼 우선 열차 시험운행을 재개해 빨리 노선을 개통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지금 당장 무너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험운행을 하면서 기둥 보강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국토부가 국민 안전을 명분으로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고 그 결정이 타당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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