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적확정측량’ 안 하는 골프장… ‘원형보전지 불법점용’ 논란전국 골프장 600곳 추정, 지적측량 실태 파악 안 돼2009년 12월 지적확정측량 대상상업에 포함됐는데 골프장 부지의 20% 원형보전지, 불법 활용 우려 제기 지적측량 안해도 패널티 없어… 국토부 “파악 나설 것”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하천 계곡 불법 점용이 문제가 됐듯 골프장의 ‘원형보전지’도 제대로 관리가 이뤄져야 합니다. 현재 전국의 골프장에서 원형보전지가 어떻게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불법 점용은 이뤄지지 않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전국의 골프장 수가 최대 600여 곳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는 가운데 ‘골프장 내 원형보전지’ 관리가 행정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원형보전지’는 개발사업 등에서 자연 상태의 산림·임야를 훼손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전하도록 남겨둔 토지를 말한다. ‘산지법’에 따라, 골프장 조성 시 20% 이상을 원형 존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골프장에서 원형보전지 면적을 ‘불법 점용’해 시설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골프장 원형보전지에 대한 불법 점용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는 대다수의 골프장에서 ‘지적확정측량’을 거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본지가 확인해보니 경기지역 일부 골프장 49여 곳 중 지적확정측량을 거친 곳은 단 6곳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지적측량제도 분야의 한 전문가는 본지에 “원형보전지 구획분할이 안 돼 골프장의 원형보전지의 정확한 경계선도 알 수 없어 얼마나 훼손이 됐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지적확정측량을 통해 원형보전지 경계를 제대로 구획해야 골프장들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공간정보관리법’에 따라 도시개발사업, 농어촌정비사업, 토지개발사업 등의 시행자는 토지의 표시를 새로 정하기 위한 ‘지적확정측량’을 시행해야 한다. 지적확정측량이란 토지개발사업 등이 완료돼 사업지구 내 토지의 형상이 변경되면 사업 시행 전 지적공부(토지대장·지적도 등)를 말소하고 새롭게 구획된 토지의 지번·지목·면적 및 좌표 등을 새롭게 정해 새로운 지적공부(地籍公簿)에 등록하기 위해 실시하는 지적측량을 말한다. 토지개발사업 완료 후 지적확정측량을 거치면 효율적인 국토관리와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보호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1976년 도시계획사업 등 5개 대상 사업으로 지적확정측량을 시작해 대규모 개발사업에 관한 법률이 제·개정 될 때마다 대상을 확대해 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1년 11월 7개 사업을 추가해 현재 31개 사업을 대상으로 지적확정측량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의 토지개발사업에 해당하는 골프장도 개발(건설)이 완료되면 지적확정측량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대다수의 골프장에서 지적확정측량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채 면적 구획을 위한 경계선이 없어 원형보전지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009년 12월 전에 체육시설 준공 및 조건부등록을 완료한 골프장은 지적확정측량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09년 12월 시행된 ‘측량지적법 시행령(구 공간정보관리법 시행령)’에서야 체육시설법에 따른 체육시설 설치를 위한 토지개발사업을 지적확정측량 사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 측량지적법 시행령이 시행되기 전에는 체육시설법에 따른 체육시설 설치 사업과 관련해 사업의 완료 사실을 지자체에 신고할 의무가 없었고, 이에 따른 지적확정측량 실시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본지가 확인한 경기지역 일부 골프장 49여 곳 중 지적확정측량을 거친 곳은 6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그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전국의 골프장 숫자는 대략 500~600개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지적측량 분야 전문가는 “골프장 개발을 완료하고도 지적확정측량 관련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지적확정측량을 받지 않고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지자체에서도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9년 이전에 건설된 골프장은 지적확정측량 근거조차 없어 골프장 부지와 원형보전지 구획이 분리가 안 돼 있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2009년 12월 이후 지적확정측량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골프장이 지적확정측량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적확정측량 관리·감독은 지적공부 업무를 담당하는 지자체 소관이다. 이와 관련, 일부 지자체는 ‘항공사진 활용 실태조사’로 불법 건출물을 관리하고 있지만 골프장 원형보전지 불법 점용에 대해서는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본지에 “불법 건축물 등은 항공사진촬영을 통해 관리하지만 골프장 원형보전지에 대해서 단속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전국 골프장의 원형보전지와 면적과 골프장 면적에 대한 불법 점용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 공간정보제도과 관계자는 22일 본지 통화에서 “지적확정측량을 안 해도 패널티는 없다”면서도 “대규모 사업의 경우 지적확정측량에 대한 성과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준공처리가 안 되지만 골프장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자체와 협조해서 골프장에 대한 지적확정측량을 안내하고 관리하겠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