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늦어도 너무 늦는 ‘LH 사장 인선’국토부 차원 진행 중인 ‘LH 개혁안’과 시점 조율하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가 6개월째 공석으로 머물고 있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공택지의 공영개발을 비롯해 개발이익 환수, 공공임대 확대에 초점을 맞춘 이재명 정부의 주택 정책이 LH 컨트롤타워 부재로 정부 출범 1년이 다 되도록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사장 인선이 늘어지고 있는 것은 현재 국토부 차원에서 운용 중인 ‘LH 개혁위’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LH가 반년간 컨트롤타워 부재 상태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이재명 정부로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앞서 진행된 1차 공모에선 내부 출신 인사들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선임은 무산됐다. LH 임추위는 작년 10월 말 이한준 사장이 퇴임한 직후 11월 20일 사장 공모를 진행한 가운데 ‘전·현직 LH 임원’ 3명이 신임사장 최종후보로 압축됐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안건은 12월 말 열린 재정경제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작년 12월 국토부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LH 이상욱 부사장을 향해 “외부에 훌륭한 사람이 없어 내부 사람 중에서 사장 뽑기로 했습니까”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부사장은 “공모절차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지만 LH 경영진과 LH를 감독하고 있는 국토부는 깜짝 놀랐을 것이다. ‘전관 출신 인사’에는 도장을 찍지 않겠다는 대통령 뜻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직무대행을 맡았던 이 부사장도 대통령에게 혼쭐난 지 한 달 만에 급작스럽게 사퇴한 이후 현재까지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의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초유의 일이다.
L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8일 신임사장 재공모를 공고하고 오는 16일까지 후보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임원의 공모부터 임명까지 과정은 통상적으로 2~3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1년 만에 ‘자신들의 LH 사장’을 맞게 될 개연성이 크다. 늦어도 너무 늦는 인사로, 아무리 훌륭한 인사라고 하더라도 적기를 벗어나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다만 LH 사장 인선이 이미 늘어질 대로 늘어진 만큼 그 과정이 단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결국 LH 사장 선임은 이 대통령의 의중에 달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LH 사장 인선이 늘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LH가 공급하는 건설공공임대주택 입주 대기자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14일 국회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전국 건설공공임대(영구임대·국민임대·행복·통합공공임대주택) 대기 인원은 9만 3497명이었지만 올해 건설공공임대 입주 예정 물량은 7779가구로 대기자의 약 8.3% 수준으로 집계됐다. 공공임대 건설이 수요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이재명이 이끄는 실용 통합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LH 사장 공석을 두고 건설산업계 일각에선 현재 국토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LH 개혁안 도출’과 ‘LH 사장 인선 시점’에 대한 물밑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전문가보다는 ‘칼을 잘 휘두를 인사’를 고르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분석대로라면 ‘LH 개혁안’이 사장 인선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 되는 셈이다. LH를 중심으로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이재명 정부로서는 향후 임대주택 수요 증가에 대응하려면 사업 추진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할 처지다. ‘실용 정부’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무작정 전관 출신 인사 배제를 강조하기보단 전문성을 고려한 ‘탕평 인사’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다.
/윤경찬 편집국장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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