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 조사, ‘공기 부족’ 본질적 원인은 외면특정 주체 과실로만 한정 시 유사 사고가 반복 우려
2일 광명 신안산선 ‘2아치터널’ 붕괴 사고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보면서 가장 큰 아쉬움은 사고의 원인이 설계 오류와 감리 부실, 지반조사 미흡, 시공관리 부실 등 여러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가장 큰 아쉬움은 조사결과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공사기간 부족이라는 이면의 구조적 문제가 조사결과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사기간이 촉박하게 설정되면 설계 검토와 감리 과정이 형식화될 수밖에 없게 되며 현장 안전관리 또한 최소한의 요식행위로 전락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실제로 이번 사고조사 결과에 따르면 터널 막장 관찰이 자격 미달자에 의해 대체되었다든지 사진으로만 이루어지는 등 안전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개인의 태만이라기보다는 과도한 공사일정 압박 속에서 안전보다 속도를 우선시한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이번 조사결과는 기술적 오류와 시공사의 관리 부실만을 지적하고 있어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 공사기간 부족이라는 본질적 원인은 외면한 채 책임을 특정 주체의 과실로만 한정한다면 향후 유사한 사고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신안산선 2아치터널 붕괴 사고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설계 오류, 감리 부실, 지반조사 미흡 그리고 공사기간 부족에 따른 안전관리 형식화 외에도 여러 가지 구조적 결함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재발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먼저 위험 인지와 대응 체계의 부재이다. 사고 발생 이전부터 현장에서 지반의 불안정성과 단층대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검증하거나 보완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였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실수라기보다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 부실했음을 보여준다. 사고난 대부분의 현장은 이런 사전예측과 예방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감리의 독립성 결여도 문제이다. 제도적으로 감리의 권한과 독립성을 보장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안전을 담보해야 할 감리가 사실상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시방서나 기준처럼 원리원칙대로 업무를 하다 보면 시공사와 발주자의 감리원 교체 압박이 오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감리들은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가다 보면 이번 사고를 경험할 수밖에는 없다.
이 외에도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이다. 조사결과는 설계사, 시공사, 감리사 모두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어느 단계에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히 규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사고의 책임이 분산되고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가 발생한다. 아마 법적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법리다툼으로 인해 그 책임은 시간이 가면서 흐트러질 것이다.
재발 방지 대책의 미흡도 문제다. 조사결과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했으나 향후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구조적 개선책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단순한 행정처분이나 일시적 제재에 머무를 경우 안전관리 체계의 근본적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다. 안전보다 속도를 우선시하는 공사 관행, 감리의 독립성 결여, 위험 대응 체계의 부재, 책임 규명과 제도개선의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총체적 인재였다. 조사 결과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짚어내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픈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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