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글 지도반출 반대’ 민간전문가 사퇴하자… 2명 새로 꽂은 협의체27일 정부 협의체, 구글 요청 1:5000 지도 반출 허가 결정협의체 과정서 기존 민간자문가 “들러리 설 수 없다” 취지로 사퇴 “27일 협의체 회의에선 다른 민간전문가 2명 참석해 의견 제시해”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정부가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고정밀 전자지도(1/5,000 축척)’ 국외 반출을 허용하기로 27일 결정했다. 다만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 전제’를 조건부로 제시하면서 반출 반대 측과 허용 측 입장을 절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반출 결정을 위한 협의체 운영 과정에 민간전문가가 결정 막바지에 사퇴하면서 향후 협의회 결정에 대한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8개 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이날 수원시 소재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회의를 열었다. 협의체는 앞서 작년 2월 구글이 신청한 1:5,000 지도 국외반출 신청 건을 심의하고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반출 허가 결정 의결했다. 이날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약 3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앞서 협의체는 작년 11월 11일 구글에 국가안보와 관련해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서버 및 사후관리 등 기술적인 세부사항 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5일 구글이 제출한 보완신청서를 검토·심의하고 구글 측에 조건 준수를 전제로 허가를 결정했다.
정부가 구글 측에 제시한 조건은 우선 영상 보안처리다. 구글은 앞으로 구글 맵스,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관계법령 등에 따라 보안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하고, 과거 시계열영상(구글 어스)과 스트리트 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해야 한다. 또한 구글 맵스,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 제거 및 노출 제한 조건도 준수해야 한다.
정부는 구글 측에 ‘국내 서버 활용’도 조건부로 제시했다.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데이터를 가공하고, 간행 심사 등 정부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군사·보안시설이 추가·변경돼 수정이 필요한 경우,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제휴기업에 신속히 수정을 요청하고,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수정하는 절차를 관리하도록 했다. 한국 지도 전담관을 국내 상주하도록 하고, 정부와 상시 소통 채널을 통해 원활한 보안사고 대응토록 했다. 협의체 측은 “상기 조건 충족 여부를 정부가 확인한 후 실제 데이터를 반출하고, 지속적이고 심각한 조건 불이행 등 경우 허가를 중단·회수하도록 하여 조건 이행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지도 반출 조건부 허용 결정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기조 속에서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협의체의 민간전문가가 반출 결정 막바지에 사퇴하면서 향후 정당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부 운영 ‘공간정보관리법’ 16조에 따라 지도 국외 반출 논의를 위해 구성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에 민간전문가로 참여하던 한 인사가 “들러리를 설 수 없다”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 인사는 지도 반출 반대 입장을 견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간정보관리법 16조는 ‘국토교통부장관이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산업통상부장관 및 국가정보원장 등 관계 기관의 장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국외로 반출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협의체에는 1인 이상의 민간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25일 기존에 활동하던 민간전문가 1명이 “협의체 들러리를 설 수 없다”며 사퇴했다는 것이다. 이후 협의체 측은 2명의 민간전문가를 위촉했고, 이들도 이날 협의체 회의에서 ‘조건부 반출 허용’ 의견을 제시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협의체 민간전문가가 한 명이었지만 사퇴하면서 2명이 새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협의체 회의 직후 한 정부 측 관계자는 본지에 “최근 협의체의 한 민간전문가가 사퇴를 표명했지만 사퇴 처리는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다른 민간전문가 2명이 오늘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협의체에서 지도 반출 반대를 주장하던 민간전문가가 정부의 ‘반출 허용’ 분위기 기조 속에 반발하며 사퇴하자 반출 허용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는 다른 민간전문가 2명을 부랴부랴 구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간정보관리법’에 규정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의 당초 성격과 관련해 입법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당초 협의체 구성 입법 취지는 지도 반출 결정은 만장일치가 돼야 한다는 것으로,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불허가 된다는 의도였다”고 했다. 기존에 활동하던 협의체 민간전문가가 사퇴하지 않고 이번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고수했을 경우 조건부 반출 허용조차도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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