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이야기 69] 부당대금결정에서 현저히 낮은 대금의 판단기준

매일건설신문 | 기사입력 2026/02/19 [17:34]

[정종채 변호사의 하도급법판례이야기 69] 부당대금결정에서 현저히 낮은 대금의 판단기준

매일건설신문 | 입력 : 2026/02/19 [17:34]

▲ 정종채 변호사       ©매일건설신문

 

발주자와 원사업자 간의 도급금액보다 현저히 낮게 하도급대금일 결정된 경우 현저히 낮은 대금 결정으로 볼 수 있다. 하도급법 제4조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 하도급계약을 함에 있어 현저히 낮은 대금을 결정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부당 하도급대금 결정 행위는 5대 불공정 하도급행위, 즉 부당대금결정, 부당감액, 부당위탁취소, 보복행위, 기술탈취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할 경우 원칙적으로 시정조치 및 과징금부과처분을 받게 되며, 형사고발조치의 대상이 된다. 부당대금결정으로 형사고발을 당하게 되면 벌점 5.1점, 과징금부과처분을 받게 되면 벌점 2.6점, 시정조치시 2.0점을 받게 된다. 

 

물론 여러 제재조치를 받는 경우 그 중 가장 높은 벌점이 적용된다. 3년 누산 벌점이 5점 이상이상이면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대상이 되며 3년 누산 벌점이 10점 이상이면 영업정지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부당대금결정의 행위양태가 불량할 경우 실손해의 3배 이하를 배상하여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부당대금결정은 매우 심각한 불공정 하도급행위이다. 

 

하도급법 제4조 제1항은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 부당하게 목적물 등과 같거나 유사한 것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거나 하도급받도록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여 일반원칙을 규정하고 제2항은 8개 유형의 대금결정행위를 부당대금결정행위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8개 유형은 (i) 정당한 사유 없는 일률적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여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ii) 일방적으로 일정 금액을 할당한 후 그 금액을 빼고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iii) 정당한 사유 없이 수급사업자를 차별취급하여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iv) 허위 발주량 제시 등 착오 또는 기만적 행위를 통한 대금결정행위, (v)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vi) 수의계약시 정당한 사유 없이 직접공사비 합계보다 낮은 금액으로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vii) 경쟁입찰시 정당한 사유 없이 최저가 입찰금액보다 낮게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 (viii) 계속적 거래관계에서 수급사업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대금을 결정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제4조 제2항의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제4조 제1항에 따라 부당대금결정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결정된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그 동안 법원 판례상 이를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그래서 사실상 제4조 제1항 위반으로 법적 제재를 하기가 어려워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다. 이례적으로 1년 단위로 단가계약을 하는 경우, 이유 없이 직전연도 단가보다 훨씬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직적년도 단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나 겨우 제4조 제1항 위반으로 의율할 수 있었던 것이 실무에서의 현실이었다. 하도급법 제11조의 부당감액의 경우 동일하게 제1항에서 일반원칙, 제2항에서 간주유형을 두고 있었지만, 부당감액은 이미 결정된 대금을 사후에 깍는 것을 문제삼는 것이어서 감액한 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이 원사업자에게 있다. 그래서 부당감액의 경우 제11조 제1항의 일반원칙으로 의율되어 제재된 사례가 많은 것과 비교되어, 하도급법 제4조 제1항 무용론마저 거론되는 등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런 와중에 최근 대법원에서 하도급법 제4조 제1항 부당대금결정의 일반조항 해석에 대한 획기적인 판결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09941, 2025다209942 판결은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에 대한 증명책임은 수급사업자(공정거래사건에서는 공정위)에게 있지만,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려는 하도급법의 입법 취지와 그 실효성 확보가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여 그 증명의 정도를 너무 엄격하게 요구할 것은 아니다. 종전 거래의 내용이나 비교 대상 거래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사이에 적어도 계약금액 중 하도급부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일정 비율 수준에서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그 비율에 따라 계산된 금액을 기준으로 그에 미달하는 하도급대금이 하도급법 제4조 제1항의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의 하도급대금’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발주자와 원사업자 간의 원도급대금과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하도급대금 비율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현저히 차이가 나면 하도급법 제4조 제1항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발주자와 원사업자 간의 도급대금과 이에 상응하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하도급대금의 비율을 하도급비율이라고 한다. 참고로 해당 사건에서 하도급대금 비율은 60.6%였는데 대법원은 이 정도 비율이면 현저히 낮은 대가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대법원은 하도급비율이 얼마 정도이면 현저히 낮은 것인지에 대하여 명확한 기준을 내 놓지는 않았다. 그래서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필자의 사견으로는 건설산업기본법 제31조 제1항, 제2항 및 건설산업기본법시행령 제34조(하도급계약의 적정성 심사 등) 하도급대금의 적정성 등을 심사하기 위한 기준으로 하도급대금이 원도급대금의 82% 이상이고(제1호), 하도급계약금액이 하도급부분에 대한 발주자 예정금액의 64% 이상어야 한다(제2호)고 보고 있는 바, 이것이 일응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도급대금이 원도급대금의 82%보다 한참 아래이고 발주자의 예정금액의 64%보다 한참 낮으면 현저히 낮은 하도급대금으로 볼 수는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건산법상 기준인 원도급대금 비율 82%보다 한참 낮은 70% 미만으로 하도급대금이 결정되면 현저히 낮은 대가일 가능성이 상당하고, 발주자의 예정금액 64%보다 훨씬 낮은 50%로 하도급대금이 결정되면 현저히 낮은 대금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구체적이고 개별적 사안에서 발주자와 원사업자 간의 원도급대금이 좀 넉넉하게 결정되었다면 현저히 낮은 대금 기준이 되는 하도급대금비율이 좀 낮아질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에는 현저히 낮은 대금 기준이 되는 하도급비율이 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09941, 2025다209942 판결로 인하여 공정위가 부당대금결정에 대한 조사와 집행에 있어 큰 무기를 가지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보다 더 엄격한 하도급시장 감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래 간만에 환영할만한 대법원 판결이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 만연한 부당대금결정행위가 근절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종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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