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반출’ 2차 협의도 결정 유보… 한미 정상회담서 담판?지난 8일 열린 국외반출협의체 회의, 국외반출 결정 60일 유보협의체 2차 유보 결정, ‘구글 측과 트럼프 정부 교감’ 있었나 구글의 기술적 검토 요청은… 한국에 데이터 센터 설치 염두? “협상 실익 따져야… 기업에 지도 무상 제공 문제도 검토돼야”
매일건설신문=조영관 기자 | ‘구글 지도 반출 협의체’가 두 차례에 걸쳐 지도 국외 반출 결정을 유보하면서 결국 이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8일 2차 협의체 회의에 앞서 구글 측에서 처리기간 연장 요청을 한 만큼 ‘구글 측과 트럼프 정부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국토부는 “이번 회의에 앞서 구글이 기술·운영적 측면에서 유보를 요청한 데 따른 결정으로, 정치적인 사항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한국에 ‘데이터 센터(서버)’ 설치를 염두에 두고 기술적 검토를 언급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8일 열린 국외반출협의체 회의 결과에 따라 구글이 신청한 고정밀 국가기본도(1/5,000 수치지형도)에 대한 국외반출 결정을 유보하고 처리기간을 60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협의체는 앞서 지난 5월 14일 1차 회의에서도 국가안보 등에 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회 연장한 바 있다.
이번 처리기간의 추가 연장은 고정밀 국가기본도의 국외 반출에 따른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및 대책과 관련해 구글이 추가 검토를 위해 처리기간의 연장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국토지리정보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11일 본지 통화에서 “구글 측에서 (지도에 대한) 기술적·운영적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처리기간 연장을 요청해온 것”이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글 한국 서버’ 문제를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국내 공간정보 및 지도 제작 업계에서는 그동안 ‘데이터 센터(서버) 설치’를 주장해 왔다.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설치하면 지도 반출에 따른 안보 보안 우려가 해소되고 네이버 등 국내 업체와 동일하게 고정밀 지도를 제한없이 쓸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럼에도 구글은 한국에 서버를 설치할 경우 한국 정부의 관리·감독과 세금 문제를 우려해 서버를 구축하지 않는다고 국내 공간정보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석종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회장은 앞서 지난달 28일 발표한 ‘고정밀 지도 반출 반대 성명서’를 통해 구글의 ‘무임승차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구글코리아가 지난해 우리나라에 납부한 법인세는 약 173억 원에 불과한데, 이는 같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약 1/30 수준이다”며 “국민 세금으로 구축된 정밀지도를 반출해 가겠다는 기업이 정당한 세금조차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고 지적했다. 구글이 지도 반출을 요구하려면 국내 매출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 있는 조세 납부부터 먼저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간정보산업협회의 이날 성명서는 앞서 지난 1일 타결된 한미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고정밀 지도데이터 반출’이 논의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우려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것이었다. 이와 관련, 미국 USTR(무역대표부)은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NTE)’에서 한국의 디지털 무역 장벽 중 하나로 ‘위치 기반 데이터’를 꼽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위치 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으로 구글 등의 해외 사업자가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고, 한국은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을 유지하는 전 세계 유일한 시장이라는 취지였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지난달 31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도 반출 등 안보 사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했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들을 감안할 때 구글 측이 ‘지도 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 앞서 ‘추가 검토를 위한 처리기간의 연장’을 요청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사전 교감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결국 이달 중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도 반출 문제가 의제로도 다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은 그래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공간정보산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이 ‘지도 반출 협의체’에서 보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국가 간의 협상인 만큼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실익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도 반출 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회의 과정에서 국내 공간정보 업계의 의견을 협의체 위원들에게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구글 지도 반출 문제에 대해 ‘지도 서비스 플랫폼 기업’과 ‘공간정보 구축 업계’의 상반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국토부 관료 출신의 공간정보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토지리정보원으로부터 사실상 지도를 무상으로 받아 서비스를 하고 있는 네이버, 다음 카카오 등의 국내 지도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이 구글 지도 반출 시 제일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도를 제작하는 항공사진측량 업계에선 지도 반출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로, 앞서 두 차례의 반출 요청에 대해 우리 정부가 안보 측면에서 반대를 해온 만큼 업계는 명분상 반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설치하면 가장 좋은 것으로,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건 얻어야 하고 향후 지도 데이터를 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조영관 기자 <저작권자 ⓒ 매일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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