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급과 파견근로 소위 사내하도급이라 불리는 인적 하도급이 많은 건설현장, 제조현장(특히 조선, 자동차), SI 업종 등 프로그래밍 업종에서의 하도급에서는 종종 도급인지 근로자 파견인지가 문제됩니다. 전자라면 하도급법의 적용을 받고 특히 건설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상의 재하도급 규제를 받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법상 ‘도급’이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민법」 제664조). 이에 비추어보면, 사내하도급이란 “원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를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여 납품을 받는 하도급거래 중에서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의 사업장 내에서 또는 그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미치는 공간 내에서 주로 노무를 이용하여 위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고, 도급의 일종입니다.
종래 근로자파견은 우리나라에서 금지되다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파견법’)의 제정·시행으로 한정적으로 허용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 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은 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은 자만이 할 수 있고, 파견대상업무는 제한적으로 열거되어 있으며, 파견기간 또한 일정기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각종 제한을 받게 됩니다.
2. 도급과 파견의 구분기준 노동법적 측면에서는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또는 용역계약 등 명칭 불문)을 체결하고, 실제로는 근로자파견처럼 운영하는 경우가 자주 문제됩니다. 이는 ① 근로자파견이 파견법상의 각종 규제를 받기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도급계약인 것처럼 외형을 형성하거나, 혹은 ② 당초 도급으로 운영하려고 하였더라도 운영과정에서 실질적인 모습이 근로자파견처럼 운영된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인 이상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반대로, ① 실질적으로는 원사업자와 직접고용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근로자를 형식적·명목적 존재에 불과한 도급업체의 근로자로 위장하거나, ② 당초 도급으로 운영하려고 하였으나, 운영과정에서 실질적인 모습이 원사업자와 직접고용관계에 있는 것처럼 운영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실질적인 운영이 직접고용관계처럼 운영되었으므로, 직접고용관계를 전제로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경우 수급사업자는 형식적·명복적 존재에 불과하여,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없으므로 결국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고용한) 근로자만 존재하는 양자관계가 되며,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근로자는 “묵시적 근로관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 판례는 수급사업자에 대하여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원사업자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반면, 원칙적으로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사내하도급에서 도급과 근로자파견의 구별 핵심은 ‘지휘·명령권’을 누가 행사하는가에 있습니다. ‘근로자파견’은 사용사업주가 직접 그 사업을 수행하면서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파견 받아 해당 업무에 투입하고, 그 근로자를 지휘·명령하여 노동력을 제공받는 것인 반면, ‘도급’은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 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하고 직접 그 근로자를 해당 업무에 투입, 지휘·명령함으로써 노동력을 제공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휘·명령권을 누가 행사하는가’는 지휘·명령권 행사를 추정할 수 있는 여러가지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합니다. 다만 도급에서도 원사업자는 도급계약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수급사업자와 함께 그 이행보조자인 수급사업자의 근로자에 대하여 일정한 ‘지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근로자에 대하여 단순히 업무지시를 한번 한 것을 두고 근로자파견에서의 “지휘·명령권” 행사로 단정하여서는 안된됩니다. 결국,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중 누가 ‘주도적으로’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와 관련하여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①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② 계약당사자가 기업으로서 실체가 있는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③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가 지휘·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참조).
구체적으로, ① 계약의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i) 구체적인 일의 완성에 대한 합의 존재 여부(계약 목적의 명확성, 계약목적에 대한 시간적 기한의 명확성), ii) 일의 완성 후 인도와 수령의 필요 여부, iii) 일의 완성 이전까지 대가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파견의 경우 객관적인 일의 진척정도와 관계없이 업무시간의 양에 따라 대가 지급청구 가능), iv) 일의 불완전한 이행이나 결과물에 하자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담보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파견사업주는 인력조직이나 선발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 부담)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② 업무수행의 과정과 관련하여는, i) 수급인이 작업현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과 이에 수반하는 노무관리(출근 여부에 관한 감독, 휴가와 휴게에 관한 관리·감독, 근로자에 대한 교육 및 훈련에 대한 부담)를 직접 행하는지 여부, ii) 수급인의 업무수행과정이 도급인의 업무수행과정에 연동되고 종속되는지 여부, 즉 업무영역에 따른 조직적 구별이 있는지 아니면 직영근로자와 부분적인 업무의 공동수행을 하는지, 계약대상이 되는 일 이외의 사항에 노무제공을 하는지 여부 등이 기준이 됩니다.
③ 계약당사자의 적격성과 관련하여는, i) 도급계약의 목적이 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전문적 기술능력, 고도의 전문인력 보유, 작업복이나 기타 보호복 제공, 노무작업 재료의 공급, 독립된 사업시설 보유)을 보유하는 지 여부, ii) 전문화된 영역으로 특화가 가능한지 여부 등이 기준이 됩니다.
3. 불법파견의 효과 파견대상업무 위반, 파견기간 위반(합법적 파견은 2년 초과, 일시·간헐적 사유의 파견은 6개월 초과하는 경우 등) 및 무허가파견 등 「파견법」상 규정을 위반한 ‘불법파견’의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해당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할 의무를 갖게 됩니다(파견법 제6조의2).
/정종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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