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항업, 공간정보로 ‘시각장애인 사회 접근성’ 높인다

2014년부터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 진행

조영관 기자 | 기사입력 2024/10/25 [09:49]

새한항업, 공간정보로 ‘시각장애인 사회 접근성’ 높인다

2014년부터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 진행

조영관 기자 | 입력 : 2024/10/25 [09:49]

지난 7월 점자지도 제작 10주년, 지하철 노선 점자안내도 지원

사업 통해 총 29종에 대한 다양한 교육용 ‘점자주제도’도 배포

김여일 새한항업 대표 “장애인 접근성 지원 법률 강화돼야”

 

▲국제협력을 위한 몽골(ESDI)행사에서 새한항업 박성호 상무가 점자지도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새한항업)    © 매일건설신문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과 공간정보기업 새한항업(주)이 2014년부터 시작한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점자지도 및 색각지도 고도화 등 중장기 추진계획을 마련 중이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시각장애인들로 하여금 차별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에 나선 것이다. 새한항업 김여일 대표는 “시각장애인은 전맹자(10%)와 저시력자(90%)로 분류할 수 있고, 시각장애의 발생 원인으로는 선천적 요인도 4.8%나 된다”며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률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날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흰지팡이날(White Cane Safety Day)’.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매년 ‘흰지팡이날’을 전후해 ‘전국시각장애인권익증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국 17개 지부에서 기념식 및 부대행사를 열고 있다. 흰지팡이는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성취의 상징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필수 보행 보조기기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시각장애인들은 ‘장애인 서비스 종합조사도구’ 개정,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개편, 정보접근 보장 관련 예산 증액, 접근성 지침을 준수한 디지털교과서와 디지털 학습자료 개발, 각종 교육자료의 점자·큰 글자·화면해설 영상물 등 제공 제도 마련 등 10가지 요구를 표명한 결의문을 채택·선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정보 접근, 편의 시설 등이 취약한 상황이다”면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장애인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전남지부 대표를 지내는 등 장애인 평등권 제고에 앞장서온 인물이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시각장애인은 약 25만 명으로 전체 장애인 264만 명 중 약 9.4%에 해당한다. 2022년 대한의사협회지 ‘국내 시각장애와 저시력 현황’에 의하면, 시각장애의 발생 원인으로는 선천적 원인이 4.8%, 출생 시 원인 0.6%, 질환 및 사고 등 후천적 원인 89.4%, 원인불명 5.2%로 후천적 질환에 의한 시력 저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한항업이 시각장애인들로 하여금 차별 없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에 나선 이유다. 

 

이런 가운데 새한항업은 지난 7월 점자지도 제작 10주년을 기념해 지하철 노선 점자안내도를 시범 제작했다. 지하철 노선의 위치정보와 노선도 정보를 제공하고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점·묵자 혼용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김여일 대표는 “공간정보 기술이 시각장애인들을 세상과 더 가깝게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한항업은 2014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지도 제작방안 및 관련 기준 수립을 시작으로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국토에 대한 올바른 지리정보를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다. 

 

김여일 대표는 점자지도 제작 사업에 대해 “시각장애인, 색약 및 색맹 등의 사회적 약자가 공간정보 활용에 불편이 없도록 다양한 공간정보를 제작해 정보 평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점자지도 갱신, 점자지도 웹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제작, 색각이상자용 지도 제작 및 서비스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년 간 연구사업을 하면서 시각장애인단체와 신뢰 관계를 쌓아왔고, 이를 통해 연구의 방향성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한항업은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을 통해 6대 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에 걸쳐 대한민국점자지도집 등을 제작해 지원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및 맹학교 학생의 교육지원을 위해서는 점자대한전도, 세계점자지도 등을 중심으로 총 29종에 대한 다양한 교육용 점자주제도를 만들었다.

 

2018부터 2020년까지는 오프라인의 한계를 벗어나 사용 목적에 맞게 편집, 출력 등이 가능한 웹서비스 기반의 점자지도 변환시스템(웹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웹 시스템을 지원하는 ‘점자DB’의 경우 2018년 부산광역시를 시작으로 5대 광역시, 서울 및 인천경기권 등 2027년 전국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제작된 DB는 웹 시스템에 탑재했다.

 

길 안내 DB 및 파일럿시스템도 연구사업 중 하나다. 2017년 시각장애인의 보행교육 및 길 안내를 목적으로 인도, 횡단보도 등 교통시설물의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길 안내 시범DB 및 길안내 파일럿 모듈을 개발한 것이다. 새한항업은 2019년 일본 ICC(International Cartographic Exhibition·국제지도 행사로 2년마다 개최), 2019년 카자흐스탄 ESDI(Eurasian Spatial Data Infrastructure·유라시아 행사로 2년마다 개최) 행사, 2023년 남아프리카 ICC, 2024년 몽골 ESDI 행사에서 점자지도를 전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들에게 ‘공간정보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미흡한 실정이다. 김여일 대표는 “아직도 시각장애인이 직접 공간을 이해하는 데는 실제 많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의 사회약자에 대한 관련 법률은 지정돼 있지만 조례 등으로 강제성이 없고 관심도가 낮아 관련 법률의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무장애 관광단지 및 시설을 많이 개발하고 있지만 정작 이러한 위치나 설명 등 대한 공간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는 만큼 ‘점자법’ ‘장애인법’ 등 관련 법률에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지원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토지리정보원과 새한항업은 올해 점자지도 및 색각지도 고도화 등 중장기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약자 공간정보 서비스’ 연구사업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김여일 대표는 “어느 특정 장애 관련에 대한 공간정보를 제작하고 제공하는 것이 아닌 사회약자 전반에 대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새한항업이 제작한 서울맹학교 재난대피 점자안내도(사진 = 새한항업)  © 매일건설신문



/조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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