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주송정~순천 철도 1공구 이의 제기, ‘미시적 검증’ 도입해야

설계사 직원, 나주시 공무원 서명 대신했다고 의심받아

류창기 기자 | 기사입력 2024/05/02 [17:28]

[기자수첩] 광주송정~순천 철도 1공구 이의 제기, ‘미시적 검증’ 도입해야

설계사 직원, 나주시 공무원 서명 대신했다고 의심받아

류창기 기자 | 입력 : 2024/05/02 [17:28]

▲ 류창기 기자  © 매일건설신문


“협의, 합의는 다른 의미인데, 기본설계 보고서에는 조금이라도 점수를 받기 위해 비슷하게 쓰고 있고, 공무원 서명까지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며 전제하고 이용하고 있다.”

 

이번 광주 송정~순천 철도건설 1공구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실시설계 적격자 평가 결과를 두고 한 엔지니어링업계 관계자가 건설업계의 지나친 경쟁을 우려하며 제보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철도공단은 쌍용건설과 계룡건설이 참여한 광주 송정~순천 철도건설 1공구 실시설계 적격자로 쌍용건설을 선정, 통보했다. 쌍용건설의 투찰금액은 3,373억6,800만원으로 낙찰율은 99.98%으로 집계됐다.

 

앞서 계룡건설은 지난달 17일 설계심의 당시 쌍용건설의 기본설계보고서 중 나주시 담당 공무원의 서명이 합의 없이 이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토부 고시와 관련, 1공구 구간 중 나주정거장 위치 변경을 반대하는 의미와는 상관없이, 담당 공무원이 서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공단은 설계평가 심의위원들에게 이같은 안건을 제시했으나, 심의위원 14명 중 11명 이상 위원들이 쌍용건설 입찰보고서에 대해 허위사실 벌점 부과(15점)를 반대했다. 당시 심의위원들은 설계평가 자체와 서명의 사실 여부는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이에 철도공단이 기본설계 보고서 작은 부분까지 사전 검증(스크리닝)을 세밀하게 해야 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주역사 위치 문제로 쌍용건설과 계룡건설 설계 방향이 달랐다”며 “쌍용건설(설계사 S사)은 기본계획 위치 그대로 설계에 반영했으나, 계룡건설(설계사 Y사)은 나주 구도심, 신도심 사이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설계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쌍용건설은 ‘국토부 기본계획에 따른 나주정거장 위치를 바꾸면 안된다’는 나주시 공무원의 사인을 기본설계보고서에 첨부했으나, 해당 공무원이 직접 하지 않아 의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말경 계룡건설, 쌍용건설 관계자들과 나주혁신도시 정거장 위치에 대해 사전 협의에 나섰으나, 담당 공무원이 자기 이름을 손으로 사인해준 적이 없다고 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개 건설사 직원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회의록 서명을 요구를 받았다”며 “턴키 수주상 공무원 사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서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주시 공무원은 쌍용건설 컨소시엄의 엔지니어링사 담당 직원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명심으로 자기 이름을 넣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계룡건설도 유사한 사유로 감점 청구됐으나, 쌍용건설을 부결한 동일한 이유(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항)으로 부결됐다. 

 

‘선량한 관리자(선관주의)의 의무’라는 말이 있다. 공무원은 악의 없이 선량한 관리자의 직무를 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수백 페이지 보고서를 검토해야 하는 공단 공무원의 고충도 이해하나, 수천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철도 사업에 이 같은 뒷말이 없도록 깔끔하게 승복할 수 있는 미시적 검증 방식이 도입되기를 바란다.

 

 

/류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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